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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北 ICBM급 도발에 무력시위 …文, 사드 추가배치 지시

기사등록 : 2017-07-2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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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NSC 소집…"안보리 긴급요청,강력 대북제재"
북 탄도미사일 비행거리 1천km 최고고도 3700㎞

[뉴스핌=이영태 기자] 한·미 양국 군은 29일 새벽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응해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훈련을 하며 북한에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새벽 1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로 한·미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강력한 무력시위 전개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지시했다.

북한은 28일 밤 11시 41분께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그래픽=뉴시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이 이날 새벽 NSC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한미 미사일 부대는 오늘 오전 5시 45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여 동해안에서 2번째 한미 연합 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했다"며 "이날 사격에는 한국군의 현무-2와 미 8군의 ATACMS(에이태킴스)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표적에 정확히 명중시킴으로써 유사시 적 지도부를 정밀 타격하는 한미 연합전력의 대응능력을 재차 확인하였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 군은 이날 훈련에서 한국 군의 사거리 300㎞ 탄도미사일 현무-2A와 주한미군의 전술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를 2발씩 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태킴스는 탄두에 수많은 자탄이 들어 있어 1발로 축구장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합참은 "이번 한미 미사일 부대 탄도미사일 동시 사격은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잇따른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개발과 탄도미사일 도발 야욕을 멈추지 않고 있는 북한 정권에 대한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실시되었다"면서 "이번 한미 연합 미사일 사격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후 약 6시간 만에 이루어져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도발시 즉각 응징하겠다'는 한미동맹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한미 양국 군은 북한의 ICBM급 '화성-14형' 발사 다음 날인 지난 5일에도 동해안에서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훈련을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NSC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전략적 도발에 대한 대응조치로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발사 등 보다 강력한 무력시위를 전개하라"며 사드 잔여 발사대 추가배치를 포함, 한·미 간 전략적 억제력 강화방안을 즉시 협의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긴급 요청해 강력한 대북 제재안 마련을 추진할 것과 추가 도발에 대비한 대북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국방부는 지난 4월 경북 성주에 사드 1개 포대를 구성하는 발사대 6기 중 발사대 2기와 X-밴드 레이더를 배치하고, 나머지 발사대 4기는 왜관 미군 기지에 보관해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4분 만인 오후 11시 50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고받고, 이날 오전 1시 NSC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 북한 미사일 비행거리 1000km 넘고, 최고고도 3700㎞ 달해

앞서 북한은 전날 오후 11시 41분 자강도 무평리 인근에서 ICBM급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기를 동해 상으로 발사했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ICBM급 '화성-14형'을 쏜 지 불과 24일 만이다.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은 정상각도로 발사하면 사거리가 1만㎞를 안팎일 것이라는 추정까지 나온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쏜 미사일은 최고고도 약 3700km, 비행거리는 1000여 km로, 사거리를 기준으로 할 때 화성-14형보다 진전된 ICBM급으로 추정된다. 한미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의 추가 정보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다.

북한은 이번에도 발사각을 최대한 끌어올린 고각 발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지난 4일 고각발사한 화성-14형의 최고고도와 비행거리는 각각 2802㎞, 933㎞로 분석됐다. 화성-14형을 정상각도인 30∼45도로 쏠 경우 사거리는 7000∼8000㎞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번에 발사한 ICBM급 미사일은 정상각도로 쏠 경우 1만㎞를 넘을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연합뉴스에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의 고도와 비행거리를 보면 정상각도로 쏠 경우 탄두 중량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사거리가 9000∼1만㎞는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거리가 약 1만㎞인 탄도미사일을 북한 원산에서 쏠 경우 시카고와 같은 미국 북동부 지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워싱턴DC와 뉴욕 등 미국 동부 연안까지는 못 미치지만, 본토의 상당 부분을 타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이번에 ICBM 기술의 최종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시험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ICBM이 대기권에 다시 들어갈 때 발생하는 엄청난 열과 압력으로부터 탄두를 보호하고 목표 지점에 정확하게 떨어질 수 있게 하는 핵심 기술이다.

주로 이른 아침에 미사일 발사를 해온 북한이 이번에는 심야에 기습적으로 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자강도에서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이 언제, 어디서든 탄도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고 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번이 벌써 7번째다.

정부는 이날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정부성명'을 통해 "북한은 지난 7월 4일에 발사한 미사일보다 진전된 ICBM급 미사일을 7월 28일 발사했다"며 "지난 7월 4일 북한의 도발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 감행된 이번 도발은 안보리 관련 결의의 명백한 위반일 뿐 아니라 한반도는 물론 국제 평화와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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