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국제적인 비판에도 불구하고 독재정권의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제헌의회 선거를 실시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CNN뉴스 등이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개헌 권한 등을 지닌 제헌의회 선거를 전국 1만4500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했다. 정부는 38만명의 군병력을 동원해 투표소 주변을 철통 경계했다.
제헌의회 선거는 극심한 정정혼란과 경제난으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마두로 대통령이 국민들의 뜻에 따른 헌법을 다시 만들겠다면서 명목으로 꺼내든 카드다.
그러나 야권과 현지 전문가들은 마두로 대통령이 제헌의회를 통해 여소야대 의회를 무력화하고 자신의 정치권력을 다시 공고화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고 있다.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주요 도시의 거리 곳곳에서 야권 지지자들이 투표에 격렬히 반대하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져 사상자가 속출했다.
검찰은 주말 동안 반정부 시위자와 군인 등 최소 12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반정부 시위에 따른 혼란이 계속되면서 지난 4월 이후 이어진 반정부 시위에 따른 사망자는 120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카라카스 동부 지역에서는 사제폭탄이 터져 경찰 7명이 다쳤다.
또 선거 전날 밤인 29일 제헌의회 후보자인 변호사 호세 펠릭스 피네다가 시우다드 볼리바르에 있는 자택에서 괴한들의 총격에 맞아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고 CNN뉴스는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제일 먼저 투표를 했다면서 자신의 한 표는 베네수엘라의 독립과 주권을 상징하는 투표였다고 말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트위터에서 "마두로의 엉터리 선거는 독재정권을 향한 또다른 발걸음"이라면서 "우리는 부도덕한 정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베네수엘라 국민과 민주주의는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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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