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아마존을 더욱 견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기업 어닝 시즌 경영자들이 컨퍼런스콜에서 아마존을 언급한 빈도가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확인된 것.
아마존 <사진=블룸버그> |
법인세 인하부터 규제 완화까지 대선 공약이 좌초하면서 비즈니스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이보다 아마존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기업인들을 두렵게 하는 요인이다.
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30일 사이 기업 경영자들이 실적 발표와 그 밖에 비즈니스 관련 이벤트에서 아마존을 언급한 것은 총 165회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32건에 불과했다.
90일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마존에 대한 언급이 635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언급 162건을 크게 앞지른 것.
1년간 기업들의 아마존과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한 횟수도 각각 1800건과 1000건으로 커다란 격차를 나타냈다.
이와 별도로 로이터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약 700개 기업들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아마존을 입에 올린 경영자가 1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마존의 사업 확장에 가장 커다란 타격을 입은 소매업계가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주목할 만한 수치라는 지적이다.
미국 주요 기업들은 특히 소매 부문의 신사업 발표나 사업 확장 계획을 제시할 때 아마존을 입에 올렸다.
일례로,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의 스티브 이스터브룩 최고경영자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아마존의 호울 푸즈 마켓 인수를 언급하고, 이를 식품 업계의 급속한 변모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경영자들은 아마존과 비즈니스 제휴를 투자자들에게 향후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으로 부각시키기도 했다.
스포츠 용품 업체 나이키가 대표적인 사례다. 나이키의 마크 파커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자리에서 아마존에 브랜드를 입점시킨 사실을 내세우며 향후 매출 신장을 기대할 수 있는 측면으로 해석했다.
뿐만 아니라 아마존 입정을 통해 소비자자들 나이키 제품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하는 한편 스토리텔링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일부 기업의 경우 경영자가 아닌 월가의 애널리스트가 컨퍼런스콜에서 아마존을 도마에 올려 놓기도 했다.
헬스케어 업체 존슨 앤 존스의 실적 발표에서 일부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의 비즈니스 확장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쓰리엠 역시 월가가 아마존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투자 자문사 앨런 B. 란츠 앤 어소시어츠의 앨런 란츠 대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아마존이 존재하지 않는 섹터나 영역은 찾기 힘들다”며 “이 때문에 아마존과 관련해 작은 소문만 돌아도 기업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