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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개정] 문재인표 '부자증세' 시작…"소득재분배 역점"

기사등록 : 2017-08-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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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 첫걸음..초고소득·대기업 최고세율인상
일자리·소득재분배·세입기반확충 '3대원칙' 기본방향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일명 '부자증세'로 불리는 문재인 정부의 첫 세법개정안이 2일 확정됐다. 이번 개정안은 무엇보다 명목세율 인상 등 ‘증세’를 담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비록 고소득층과 초대기업의 소득세와 법인세 등을 중심으로 한정적인 ‘핀셋증세’가 이뤄졌지만 향후 보편적 증세에 대한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도 이번 세법개정안은 주목을 끌고 있다.

◆ ‘부자 증세’ 첫 걸음

문재인 정부의 첫 세법개정안은 일자리 창출과 소득재분배, 세입기반 확충의 ‘3대 원칙’이 기본 방향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기업중심 ‘추격성장’과 달리 개인의 일자리와 주머니를 우선적으로 늘려 경제의 선순환을 유도하는 ‘소득주도 성장’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철학을 반영했다.

우선, 세제지원 제도를 일자리 중심으로 재설계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늘릴수록 세제혜택이 더 돌아가도록 전면 재편해 ‘일자리-분배-성장’의 선순환 구조 복원을 지향했다.

신규고용 창출을 위한 고용증대세제를 신설했다. 기존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와 청년고용증대세제를 통합, 재설계했다. 투자와 연계해 고용을 간접지원하는 기존 방식에서 투자와 관계없이 고용을 직접지원하는 것이다.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지원기간과 공제금액도 대폭 확대된다.

임금을 높여주는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지원도 강화됐다. 월급을 올려주는 기업에 대해 임금증가분의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중소기업이 세액공제율도 10%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액도 7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늘어난다.

기업과 근로자의 투자,고용,상생협력 추진을 위한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가 신설되고, 고용창출형 창업·벤처기업의 세제지원도 확대된다.

일명 ‘부자증세’로 불리는 소득재분배 과세정책도 적극 반영했다. 고소득층과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가 확대되고,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도 강화된다.

주목되는 부분은 소득세 최고세율 조정이다. 3억~5억원 과표구간이 신설되고, 기존 5억원 초과구간의 세율이 인상됐다. 신설된 3억~5억원 과표구간은 현행 38%에서 40%, 5억원 초과는 40%에서 42%로 2%p(포인트)씩 명목세율이 올랐다.

반면 서민·중산층 세제지원은 늘렸다는 것이 기획재정부의 설명이다. 근로·자녀장려금 지급, 주거안정·출산보육 세제지원, 의료비 세액공제 등은 확대했다.

자영업자와 농어촌 세제지원도 늘렸다. 음식점의 농수산물 구매 부가가치세 공제범위를 늘리고, 소규모주류제조업에 대한 세제지원, 어업용토지 및 축사용지 양도소득세 감면 등도 확대했다.

◆ 법인세 늘리고…대기업 R&D·설비투자 혜택 줄이고

세입기반 확충을 위해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도 신설된다. 법인세 과표 2000억원 초과 구간이 22%에서 25%로 3%p 올랐다. 대기업의 R&D(연구개발) 비용과 설비 투자세액 공제는 축소된다.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특례도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고배당기업 주주에 대한 배당소득증대세제, 해외주식펀드 수익 비과세, 하이일드펀드 수익 분리과세 등이 일몰종료되면서 사실상 폐지된다. 장기채권 이자소득에 대한 분리과세도 폐지된다. 세금혜택을 없애면서 실질적인 조세 증대를 꾀한 것이다.

비거주자와 외국법인이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에 대한 원천징수 과세도 강화된다. 비거주자와 외국법인의 국내 상장주식의 장내 거래 소득세와 법인세 과세대상 대주주 범위가 확대(지분 25%이상→5% 이상)된다. 해외 기업에서 파견된 외국인의 세원관리 강화를 위해 원천징수 세율이 인상(17%→19%)되고, 대상업종도 확대(선박건조업, 금융업 추가)된다.

◆ 세법개정 따른 추가세수 연간 5조5000억 예상

기재부는 이번 세제개편으로 연간 5조5000억원의 추가 세수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민과 중산층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로 8167억원의 세수가 줄어들지만, 고소득자와 대기업 세율 조정에 따른 세수 6조2683억원과 기타 135억원을 감안하면 연간 5조4651억원의 추가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최영록 기재부 세제실장은 “그동안 가계와 기업, 가계 간 소득 격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사회안전망 미비로 소득의 격차를 줄이는 기능이 미흡했다”며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소비도 위축돼 성장에도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 창출과 소득재분배에 역점을 두고 세제를 운용할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세입기반을 확대해 늘어난 재정 수요에도 대비하는 측면”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개정된 세법안은 22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친 뒤 8월말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어 9월1일 정기국회에 제출돼 국회의 심사, 법률 개정안 통과 등을 통해 2018년부터 발효될 방침이다.

 

[뉴스핌 Newspim]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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