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라크의 10억달러 규모 채권 발행에 6배를 웃도는 수요가 몰려들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앞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와 아르헨티나가 성공적으로 국채를 발행한 데 이어 위험자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수요가 건재하다는 사실이 또 한 차례 확인된 셈이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진=한화건설> |
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이라크가 10억달러 규모의 2023년 만기 채권 발행에 나선 가운데 2일(현지시각) 오후까지 66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몰려들었다.
이번 채권은 10여년만에 국제 기구나 다른 국가의 보증 없이 발행한 것이어서 더욱 시선을 모았다.
발행 금리는 6.75%로, 당초 7%를 웃돌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에 비해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된 셈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극심한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된 데 따라 고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재정위기를 벗어나지 못한 그리스가 3년만에 처음 실시한 채권 발행으로 30억유로의 자금을 조달한 것이나 반복된 디폴트에도 아르헨티나가 지난달 27억5000만달러 규모의 100년 만기 채권을 8%의 금리에 발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라크의 채권 발행에 대해 씨티그룹의 사마드 시로히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채권 헤드는 FT와 인터뷰에서 “사실상 최초로 시장 수요에 의해 발행한 채권”이라며 “투자자들의 반응은 지난 수년간 이라크가 이룬 경제 회복의 결과”라고 말했다.
2일 국제통화기금(IMF)은 보고서를 통해 이라크 정부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한 정책들이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공 부문 지출을 유지하면서 비효율적인 자본 할당을 바로잡는 등 재정적으로도 이라크 정부가 상당한 결실을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라크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높여 잡았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유가 하락에 타격을 입었던 이라크의 경제가 일정 부분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라크의 채권은 피치와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로부터 B-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채권 발행에는 씨티그룹과 도이체방크, JP모간 등이 주관사로 나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