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유미 기자] 오는 9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특별법시행령에 따라 피해 구제 대상이 확대된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가 불거진지 약 6년 만에 보상 및 예방이 제대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특별법 시행을 하루 앞둔 8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면담할 예정이다.
지난 3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등 시민사회 단체 회원들이 옥시불매 캠페인을 하고 있다.[뉴시스] |
이번 특별법 시행에서 가장 진일보한 점은 '태아피해 인정기준'이 반영되는 등 기존 보상체계 사각지대에 놓였던 피해자들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었다는 것이다.
특별법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체계는 '피해구제위원회'와 '구제계정운용위원회'로 이원화된다.
피해구제위원회는 구제·지원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한 환경부장관 소속의 기관이다. 정부는 시행령을 통해 피해구제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인정할 수 있는 피해 대상을 기존보다 확대했다.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돼 1·2단계(관련성 확실~관련성 높음) 폐질환으로 인정된 산모가 유산하거나 사산한 경우 '태아 피해'로 인정된다. 정부의 의료비, 장례비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산모가 임신 중에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질환이 걸렸다는 개연성이 확인돼야 한다.
또한 피해구제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향후 가습기 살균제 노출과의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추가 피해로 정해질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 기존의 공식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했던 이들도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구제계정운용위원회'를 통해서다.
이 구제계정은 가습기살균제 생산업체들이 낸 기금 1250억원으로 조성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구제계정운용위원회는 기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1·2단계 피해 대상 외에 3·4단계 판정자(가능성 낮음~가능성 없음) 등 가습기살균제 피해 개연성이 예상되거나 인정되는 이들에 대해 지원을 담당한다. 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지원 가능여부, 지원 정도 등이 결정된다.
지원 결정이 나면 1·2단계 피해자들과 마찬가지로 최대 7가지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요양급여 ▲요양생활수당 ▲장의비 ▲간병비 ▲특별유족위로금 ▲특별장의비 ▲구제급여조정금 등이다.
또한 시행령을 통해서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저소득층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관련해 진찰·검사를 받을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마련됐다.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치된 '가습기 살균제 종합지원센터'에 의해서다.
앞으로 피해구제위원회는 간, 심장, 신장 등 폐 이외의 다른 장기에 대한 피해 인정에 대해 연구·검토에 나설 예정이기도 하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위한 특별법이 마련된 것은 사건이 불거진 2011년 이후 약 6년만이다. 시민단체 및 피해자들은 "늦긴 했지만 특별법이 시행되는 것, 피해 구제의 폭이 넓어진 것은 우선 환영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