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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 전망 전세계 확산…미 증시·상품 랠리 촉진"

기사등록 : 2017-08-0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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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홍규 기자] 달러화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전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미국 주식부터 원자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산 가격의 랠리를 촉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최근 미국 달러화는 인플레이션 부진과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의구심으로 지난 수년 만에 최악의 상황 중 한 시기를 겪고 있다. 지난 주말 강력한 고용 지표가 발표된 이후 달러는 상승했지만, 주요 16개 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WSJ달러화지수는 올해 들어 약 7% 하락해, 5개월 연속 내렸다.

작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달러는 잠깐 상승세를 나타냈다. 세금 감면과 인프라 지출 등의 정책이 경기를 부양시켜 달러 강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정부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정책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게 됐다. 이에 따라 많은 투자자들이 달러의 추가 하락을 예상한다.

달러화지수(DXY) 5년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주 투자자들은 약 79억달러 규모로 달러 약세에 베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매도 포지션은 2013년 초 이후 최대 규모다. 때문에 일각에선 경제와 정치 전망이 바뀌면 투자자들이 급히 숏커버링에 나서 달러 강세를 유발하고 다른 자산 가격의 상승분을 되돌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RBC웰스매니지먼트의 앨런 로빈슨 글로벌 포트폴리오 어드바이저는 "달러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우리는 달러가 약세 사이클로 이동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적절하게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달러화 약세는 미국 수출주들에 도움이 된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인디시즈에 따르면 작년 S&P500 기업들의 해외 매출 비중은 43%를 나타냈다.

펩시코와 철도회사 CSX 같은 기업들은 최근 순이익이 증가한 요인 중 하나로 달러화 약세를 꼽았다. 모간스탠리에 따르면 S&P500 기업 이익은 달러가 약 2% 하락할 때마다 1%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달러 하락은 상품 가격 상승에도 도움이 된다. 상품이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 떨어지면 해외 투자자들은 상품을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다. 지난 7월 S&P GSCI상품지수는 4% 이상 올라 월간으로 올해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원자재 수출 신흥 국가들에도 호재다. 올해 이들 국가의 주가는 약 25% 올랐다. 최근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통화 긴축 신호를 보낸 탓에 지난달 개발도상국 자산 가격 타격을 입었지만, 최근 달러 하락 덕분에 신흥 시장으로 자금 유입세가 회복되고 있다. 달러가 하락하면 신흥국들의 달러 부채 상환 부담도 줄어든다.

군인전문보험회사(USAA)의 랜스 험프리 글로벌 멀티 애셋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신흥 시장 기회는 "90년대 중반 이후 본 것 만큼 크다"면서 "브라질과 러시아를 포함해 신흥시장의 가치주를 겨냥한 상장지수펀드(ETF)에 포지션을 늘렸다"고 말했다.

반면 달러 약세는 유럽 기업들에 부담이다.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미국에서 올린 매출을 유로화로 환전할 때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유로존의 경기 회복에 힘입어 유럽 증시 강세를 전망했던 투자자들의 기대를 떨어뜨려 놨다. 일본 증시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 유로/달러 환율은 12% 상승했다.

시장정보제공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스톡스 유럽 600 자동차 업종의 해외 매출 비중은 50% 이상이다. 지난달 이 업종의 주가는 약 1.9% 하락해, 올해 들어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모간스탠리에 따르면 유럽 기업의 순익 수정 비율은 유로화 강세로 지난 5월 중순 7년 최고치에서 11개월 최저치로 내려왔다. 분석가들은 유로 강세는 3분기 유럽 기업들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달러화 약세가 과도하다고 진단한다. 이에 따라 향후 수개월 간 달러화가 유로와 엔화 대비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는 달러 반등이 계속되더라도 미국 금리가 추가적으로 상승하거나 경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추가적인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 한 달러 반등은 일시적일 것으로 본다고 WSJ은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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