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막을 내렸다. 회의에 참가한 각 국 외교 수장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한 목소리로 규탄한 만큼, 회의 결과로 나올 의장 성명에는 이전보다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담길 전망이다.
8일 외교부에 따르면, ARF 결과물인 의장 성명이 이르면 이날 채택될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의장 성명은 ARF 총회가 종료된 이후에 채택이 된다"며 "올해의 경우 이르면 오늘 오후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올해 ARF 의장 성명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도발을 비판하는 보다 높은 수위의 표현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바로 지난달 북한이 두 차례에 걸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가 있었고, 이에 대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국가 외교장관들이 북한 대표단이 도착하기도 전에 이례적인 공동성명을 내기도 한 터다. 동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만장일치로 보다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를 통과시키기도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 다섯 번째)이 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18차 아세안+3 외교장관 회의에서 참석 외교장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아울러 지난 7일 열린 ARF 외교장관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도 북한에 대한 강력한 규탄 목소리는 이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ARF 및 EAS 외교장관회의의) 대다수 참석자들은 확고한 북핵불용 원칙을 강조하는 가운데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을 강력히 규탄했다"며 "또한, 이들은 북한이 즉각적이고 완전히 안보리 결의를 이행할 것을 촉구하며,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에서의 항구적인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같은 날 '정부 성명'이라는 최고 수위의 발표를 통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전면 배격한다"며 국제사회의 압박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 역시 "미국의 적대시정책 청산 없이 핵·미사일 협상은 없으며, 우리가 선택한 핵무력 강화의 길에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 말하며, 도발 의지를 꺾지 않았다.
다만, 아세안 외교장관들이 이례적으로 북한을 규탄하는 별도 성명을 발표한 것이 의장 성명에 담길 대북 메시지의 수위를 조절할 변수가 될 수도 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아세안 창설 50주년 기념식 참석을 끝으로, ARF 계기 외교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