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윤애 기자]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활동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 전운(戰雲)이 고조되고 있다.
적폐청산TF가 지난 2012년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에서 이른바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했다는 발표 후 민주당이 실제 책임 당사자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자, 한국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적폐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전선을 확대하고 나섰다.
더욱이 이 사건의 공소시효가 5개월밖에 남지 않아 남은 기간 동안 양측이 한 치의 물러섬 없는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민주당은 국정원 댓글사건과 관련, 이명박 정부를 '히틀러 나치시대'로 비유하며 책임의 '종착역'으로 이 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이에 반발하는 한국당에 대해선 "개혁에 어깃장을 놓는다"며 연일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회의에서 "한국당이 국정원 개악 저지 TF를 구성했다는 어이없는 소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개악 저지가 아니라 개혁 저지라고 솔직히 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에서 국정원 댓글부대를 통해 3년간 3500명에게 국민혈세로 정치공작, 선거공작을 한 것은 경악과 공포 그 자체다. 히틀러의 나치시대가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국정원을 사실상 나치의 게슈타포로 전락시켜 유켄트(독일 나치소년단)처럼 사이버 유켄트로 양성해 정치공작에 활용했다"면서 "원 전 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중 최측근으로 원세훈이 종착역이 아님이 자명하다"고 이 전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이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검찰을 압박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가운데)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반면 한국당은 이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국정원 개악저지 TF'를 구성해 국정원 개혁을 한다면 김대중‧노무현 정부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전선을 확장하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철우 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정원이 손대는 대부분 사건은 이미 해명이 다 됐다"면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 있었던 일을 들고 나와 정치보복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반발했다.
이 의원은 "국회 정보위에서도 적폐청산을 하려면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적폐도 많이 있었는데 함께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도 전날 "이 정부의 국정원 개혁 내지 적폐청산과 관련 우리당은 정치적 의도와 잘못된 방향에 대해 큰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국정원이 진정 과거 잘못을 반성하고 개혁을 하려면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대북정보수집 능력을 사실상 해체한 수준의 재앙적 조치와 무법적 인사를 포함한 근원적 문제를 전반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