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8·2 부동산대책 이후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되자 은행권이 '특화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유망·혁신 중소기업 대출 등이 대표적이다. 고강도 부동산대책 등에 따른 새 수익성 발굴과 함께 새 정부의 중소기업 상생 기조와도 맞닿은 결과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8일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특화상품으로 '신성장 선도기업 대출'을 출시했다. '신성장 선도기업 대출'은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 드론 등 4차산업혁명의 중심이 되고 있는 신성장산업을 이끄는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출시한 상품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대출상품과 관련 고정금리 기간을 확대해 금리변동 리스크를 축소하고, 기술등급에 따라 금리를 추가로 우대하는 등 기업 맞춤형으로 개발했다고 전했다. 전체 대출 규모는 총 1조원 수준이다.
<사진=신한은행, 국민은행> |
이에 앞서 KB국민은행도 지난 4일부터 담보력은 부족하지만 기술력과 성장성이 있는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선제적 금융지원을 위해 'KB 유망분야 성장기업 우대대출'을 내놨다. '우수기술력 보유기업'에 0.5% 우대금리를 지원하는 등 금리 혜택 기준도 기존 담보 중심에서 기술력 보유 중심으로 바꿨다.
아울러 지난달 KEB하나은행도 저금리·장기 대출을 받기 힘든 중소기업들을 위한 맞춤 상품 '브라보 소호론'을 내놨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개인사업자 전용 대출상품으로 대출 금리와 한도, 기한 혜택을 강화했다. 대출한도는 총 3000억원으로 최저 연 2.8%에 3년부터 15년까지 대출 가능하다.
우리은행 역시 기술보증기금에 100억원 출연을 통해 4차산업·일자리창출 기업 등에 총 77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대상은 신성장산업 영위기업, 청년창업기업, 일자리창출기업 등 9개 테마, 45개 분야, 275개 품목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지난 2일부터 전국의 기술보증기금
과 우리은행 영업점을 통해 보증서 발급과 보증료 지원에 관련한 상담과 대출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8·2부동산대책 이후 가계대출 둔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8.2 부동산 대책은 부동산 투자세력을 막기위한 조치로 단기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원 애널리스트는 "이미 은행은 작년 11월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와 발맞춰 가계대출을 줄이고 있다"며 "이를 상쇄하기 위해 중소기업(소호 포함)대출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해 말에 비해 21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