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이번 주 뉴욕 증시는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의 전개와 16일 공개될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주목할 전망이다. 월가 증시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위험의 충격은 오래가지 않을 것인 반면, 중앙은행의 행보나 경제 여건은 시장에 긴 자욱을 남기는 것이 보통이란 의견을 내놓는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미국과 북한 간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주보다 1.06% 하락한 2만1858.32에 마감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1.43% 낮은 2441.32에 마감해 지난 3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0% 내린 6256.56에 마치면서 지난 6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 지정학적 우려로 '출렁'… 충격 오래가지 않는다
북한이 지난 7월 28일 시험발사한 ICBM급 화성-14호 미사일 <사진=조선중앙통신>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현명하지 못한 선택을 할 경우 "군사적 해결책은 완전히 준비돼 있으며 장전도 끝난 상태"라고 밝혔다.
북한도 괌 주변을 공격할 수 있다고 맞서며 두 국가 간 긴장은 갈수록 고조되는 분위기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한 때 16.7까지 오르며 지난해 11월 8일 대통령 선거 이후 최고치로 급등했다.
트럼프는 주말 사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잇따라 전화통화로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이번 주에도 미국과 북한 간 도발이 지속된다면 증시 변동성은 지난주처럼 커질 수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측 발언들이 실질적 조치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증시 조정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지정학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가 크게 떨지 않은 것은, 과거에 이러한 요인이 시장에 준 충격은 오래 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스트래티거스 리서치 파트너의 분석에 의하면,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1990년 당시 S&P500 지수는 당일 1.1% 하락한 뒤 3개월 동안 더 하락하기는 했지만, 250거래일이 지난 뒤 10% 상승했고, 쿠바 미사일 위기가 발생했던 1962년 당시에도 지수는 6% 내외 하락했지만 이내 회복했다고 월가 주간 금융지 배런스 최신호는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앨저(Alger)의 펀드매니저인 브래드 뉴먼 씨는 "상황이 심각하지만 그래도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또 글루스킨 셰프의 데이빗 로젠버그 수석경제학자는 "지정학적인 위기가 경기 침체를 유발한 사례를 보지 못했다"며 경제 성장 쪽도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변동성지수가 급격히 높아진 것에 대해서 리노 트레이딩 파트너스의 마이클 블록 수석전략가는 "북한 문제는 곧 사그라들 것"이라면서 "뉴욕 주가지수가 이번 주에 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응할 것이고, 트럼프 정부의 세제 개혁 구체안이 나올 수 있으며, 월마트나 타겟 등 대형 소매업체의 실적 호재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북한보다 중앙은행과 거시지표에 주목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긴축 기조로 돌아서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FOMC 의사록은 오는 16일 공개된다.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4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비교적 곧'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의사록에서 연준이 말한 '비교적 곧'이 언제를 뜻하는지 구체적 단서를 찾으려 할 것이다.
또한 최근 미국 물가상승률이 계속 둔화되는 것에 대해 FOMC 위원들의 컨센서스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도 관심사다. 이는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시기를 가늠하는데 실마리가 된다.
연방준비제도 <사진=블룸버그> |
다만 연준이 물가 부진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보다 늦추더라도 연내 자산 축소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다음 달 FOMC가 양호한 고용지표를 감안해 대차대조표를 줄이는 양적긴축 개시를 결정할 것이며, 금리인상은 내년 이후로 미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번 주에는 미국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가 어떤 방향으로 향하는지 알 수 있는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오는 15일 공개되는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4% 증가, 직전월인 6월의 0.2% 감소에서 증가로 돌아섰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품과 원유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0.4% 증가하는 등 견조하게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월마트와 홈디포, 타깃, 코치, 갭(Gap) 등 20여 대형 소매업체 실적이 이번 주 나온다. 메이시스와 콜스 등 백화점 체인들은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업체의 발전으로 실적이 부진했는데 월마트와 타깃 등 대형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은 어떤 성적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그 외에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에 상장된 20여개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 이번 주 주요 발표 및 연설
15일에는 7월 소매판매와 7월 수출입물가지수, 8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 6월 기업재고, 8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가격지수, 미국석유협회(API) 주간 원유재고가 공개된다.
16일에는 7월 신규주택착공·주택착공허가,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원유재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나온다.
17일에는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와 8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제조업지수, 7월 산업생산·설비가동률, 7월 경기선행지수가 공개되며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연설에 나선다.
18일에는 8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잠정치)가 발표되고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