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규희 기자] 예비 교사들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서울지역 초등교사 선발인원의 경우 전년도 대비 8분의 1 수준 ‘절벽’으로 떨어지자 서울교대생들이 반발했다. 이를 두고 중등교사 준비생들은 “우리가 더 심각하다”며 선발 인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중등교사 임용시험 준비생들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중장기 교원수급계획 수립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3일 사전 예고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2018학년도 초등 교사 임용 선발 예정 인원은 전년도 대비 40% 급감했다. 특히 서울지역은 전년도의 8분의 1 수준 ‘절벽’으로 떨어졌다. 이에 서울교대 학생들이 “입학 정원만큼의 선발 보장”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이들은 같은 수험생 신분인 중등임용 준비생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초등교사 임용 경쟁률은 전국 평균 1.19대 1이다. 반면 중등 임용 경쟁률은 전국 평균 10.73대 1로 초등 임용보다 10배 높다. 이마저도 전년도 대비 14% 감소한 수치다.
서울시내 사범대를 졸업하고 두 번째 임용시험을 준비 중인 김모(24)씨는 “교대생들의 주장을 듣다보면 전혀 공감되질 않는다. 시험도 쉬운 편이고 전국 경쟁률은 거의 1대 1에 가깝다”며 “서울시 TO(Table of Organization, 인원편성)확대를 요구하는 건 편한 곳에서만 근무하겠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시험 난이도와 경쟁률에도 입학정원 만큼 선발 인원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이기주의’이라는 것이다. 서울지역 한 중학교 교사는 “경쟁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대학입학과 함께 임용을 보장해 달라는 것은 지나친 밥그릇 챙기기”라고 비판했다.
중등 임용 시험 준비생들의 반발이 확산되자 ‘전국 중등 예비교사들의 외침’은 지난 12일 집회를 갖고 “2018학년도 중등 임용 선발 인원이 줄면서 교대생들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며 선발 인원 확대를 촉구했다.
부산지역 사범대를 졸업하고 중등 임용 시험을 준비 중인 박모씨(27)는 “서울교대가 조직적으로 나서면서 언론으로부터 집중을 받았다. 반면 중등 임용은 상황이 훨씬 심각함에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교대생들도 힘든 건 알지만 정부는 중등 교원 수급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교육부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 기간제교사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이라 밝히면서 임용시험 준비생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전국 중등 예비교사들의 외침’은 “기간제교사의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은 임용시험을 거쳐 교사가 되려는 노력을 무색하게 한다”며 “기간제 교사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임용시험 합격 후 발령을 기다리는 임용대기자를 늘려 이들을 활용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