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화 강세 흐름이 종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며, 차익 실현에 나서야 할 때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의견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르면 이달 잭슨홀 미팅에서 자산 매입 축소 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유로화 <출처=블룸버그> |
UBS 웰스 매니지먼트는 15일(현지시각) 유로화가 앞으로 6개월 사이 상승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고했다.
연초 이후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상승 폭은 12%에 달했다. 유로존 경제가 강한 회복 신호를 보인 데다 ECB가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나설 뜻을 밝히면서 유로화 상승에 힘을 실었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유럽 전반에 걸친 정치권 리스크가 한풀 꺾인 것도 유로화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 밖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저하된 상황도 유로화 상승을 부채질했다.
유로화가 단기간에 강한 랠리를 펼쳤지만 투자은행(IB) 업계의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19개 국가의 공동 통화가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다.
이날 모간 스탠리는 내년 1분기 유로/파운드 환율이 1.02파운드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로화가 파운드화에 대해 현 수준에서 12% 가량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얘기다.
앞서 HSBC가 올해 4분기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패러티 가능성을 점친 데 이어 한층 더 공격적인 전망이 나온 셈이다.
라보뱅크 인터내셔널의 제인 폴리 외환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패러티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우둔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하락 압박을 받은 데 따라 연초 이후 유로화에 대해 6% 이상 떨어졌다.
하지만 UBS의 판단은 다르다. 적어도 단기적으로 달러화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외환시장의 향방에 변화가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마크 헤펠 UBS 최고투자책임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한풀 꺾였다”며 “이 때문에 정책자들이 긴축에 나설 뜻을 조금만 내비쳐도 달러화가 크게 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가 세금 개혁안을 통과시키는 경우에도 달러화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UBS는 달러화 이외에 스위스 프랑화에 대해서도 유로화의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