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극우 무리의 유혈 폭력 사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태도에 백악관이 술렁이고 있다.
제조업 자문위원단이 이번 사태로 해체된 데 이어 일부 고위 백악관 관계자들이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내비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
특히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유대인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쳐 관심을 끌고 있다.
17일 블룸버그는 재무부 정책자들이 일상적인 회의를 위해 모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 나치주의와 대립하는 므누신 장관의 입장이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경제 현안에 집중하자는 의견이 정책자들 사이에 제기됐지만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반(反) 인종차별주의자들 모두 샬러츠빌의 유혈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른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백악관의 내부적인 동요도 두드러진다. 정책자들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대응과 언행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는 전화 통화와 문자 메시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상당수의 대통령 자문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렵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고, 백악관을 떠날 움직임을 보이는 이들도 등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게리 콘 NEC 위원장이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내비치고 있고, 이 때문에 그가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번지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콘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양측 모두 잘못’이라는 문제의 발언을 했을 당시 므누신 재무장관 및 일레인 차오 교통장관과 자리를 함께 했고, 두 정책자들과 달리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측근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골드만 삭스 출신인 콘 위원장은 자신의 명성에 흠집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콘에게 전부나 다름 없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슐킨 보훈장관 역시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대계 미국인으로서 신 나치주의나 백인 우월주의에 격노했다”고 밝혔다.
일부 인사들이 백악관을 실제로 떠나는 사태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친기업적인 성향으로 널리 알려진 콘 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금융시장에 작지 않은 파장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