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최저임금 인상분의 일부를 정부가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일자리안정자금'이 '조삼모사'와 같이 향후 상황을 악화시키는 임시 처방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공약대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년 최저임금을 15% 이상 올려야하는데, 내년에만 일시적으로 임금을 보전해주면 내년 이후에는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18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16.4%에서 지난 5년간 평균 인상률(7.4%)를 제한 나머지 9%의 인상분을 정부가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일자리안정자금'이 내년 예산안에 포함될 예정이다.
정부는 전국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임금노동자가 277만명, 이중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의 대상이 되는 30명 미만 사업장에 속한 근로자가 218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218만명의 최저임금 인상액 시간당 1060원 중 581원을 세제감면이 아닌 정부 예산으로 직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월 209시간 근무 기준으로 12만1475원으로, 30명 미만 사업장은 근로자 1인당 월 12만원 가량을 정부에서 지원받게 된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년 15% 이상의 인상률을 유지해야한다. 내년 최저임금이 7530원이니 내후년에 15% 올려야 8660원이 되고, 그 다음해 또 15% 올려야 2020년 비로소 9958원이 된다.
내년 최저임금 9%의 인상분을 나랏돈으로 보전해주면 내후년 민간이 떠안는 최저임금 인상분은 내년 9% 인상분에 내후년 15% 인상분을 더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그렇다고 내년 이후에도 정부에서 예산지출로 최저임금 인상분을 보전해준다면 예산에 큰 부담을 지우게 되고, 세출 구조조정에도 차질이 생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년 이후 최저임금 보전 문제 등 자세한 이야기는 내년 예산안이 발표된 이후에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같은 문제를 인식해 문재인 대통령도 향후 최저임금 인상률의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2009~2017년 최저임금 인상률. <사진=최저임금심의위원회> |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