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양파에 이어 이번엔 토마토 가격 급등이 인도의 통화 정책에 새로운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토마토 가격 급등으로 전체 물가가 상승하면서 인도 중앙은행(RBI)의 금리 인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의 물가 상승률은 최근 여름 대부분의 기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안정적인 식품 관리 정책이 효과를 발휘한 덕분이다. 그러나 야채와 과일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특히 인도의 열악한 운송 시설과 저온 저장 시설 부재로 연간 생산량의 16%에 달하는 토마토가 버려지면서 인도의 밥상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인도의 소비가물가지수 구성 품목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6%다. 또 인도 가계의 75%가 토마토를 소비한다. 그 만큼 식품을 비롯해 토마토 가격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얘기다. 토마토와 감자, 양파는 인도 요리의 '삼위일체'를 이룬다. 이들 채소 가격은 향신료 가격과 함께 움직이는 특성을 보인다.
(흰색) 인도 토마토 가격 상승 추이, (파란색) 인도 식품 음료 가격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지난 7월 인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전망치 2.1%보다 높은 것이다. 식품 가격 하락폭은 지난 6월 2.1%에서 0.3%로 축소됐다.
이에 씨티그룹의 이코노미스트들은 <토마토 가격 충격이 금리 인하 기대를 좌절시킬 것인가, Will Tomato Price Shock Derail Rate Easing Hopes>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카르나타카와 마하라시트라, 구자라트와 같은 주에서 폭우가 내리고 공급이 줄면서 토마토 부족 현상이 초래됐다"면서 "통상 몬순(우기)에 의한 야채 가격 급등의 정상화는 3~5개월이 걸리거나 겨울에 가까워지면서 이뤄지지만 이번 해는 다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달 RBI는 기준금리인 하루짜리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6.25%에서 6%로 내리면서 민간 투자가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2018년까지 추가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소비자물가는 중기 목표 4%를 향해 빠른 속도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UBS의 탄비 자인 인도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3월 말 인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4.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RBI의 추가 완화 가능성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