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일부 신용카드사가 금리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대출 늘리기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과도한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여러 정책을 내놓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부터 하반기 금융기관 검사에 착수한다. 이번 검사에서 카드사 대출 영업 관행에 대해서도 점검할 예정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A 카드사는 최근 자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이자율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오는 9월 말까지 현금서비스 이자율을 30% 할인해주겠다는 것.
이 같은 금리할인 프로모션은 급격한 대출 증가를 야기할 수 있어 금융당국이 제재를 해온 부분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당국에서 대출 증가를 엄격히 제재하고 나서면서 금리 프로모션을 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면서 “하지만 최근 카드업계 업황이 워낙 어려워지자 일부 카드사에서 이런 행사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금융기관들에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카드사들은 금리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대출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 |
금융당국은 올해 초에도 카드 대출이 급격히 증가한 카드사를 중심으로 집중 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또 올해 카드사의 가계대출 증가율 상한선을 예년의 7%로 제한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 금리 할인 프로모션은 일찍이 당국에서 하지 말라고 경고해온 사안”이라면서 “온 나라가 가계부채 억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대출을 유도하는 영업을 계속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의 불합리한 영업 관행에 대해 이번 검사에서 모두 점검할 계획”이라면서 “법적인 규정이 없어 금융당국에서 제재조치까지 내리지는 못하겠지만 이런 영업을 하게 된 계기나 현황 등에 대해서는 면밀히 파악하고 경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사 대출이 3000억원 증가했다. 여신전문업체 대출이 5000억원 증가한 것 대부분을 카드사가 차지했다.
보험이나 저축은행 등 다른 2금융권의 대출 증가세는 지난해에 비해 줄었지만 카드업계만 유일하게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최근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주요 수익원인 카드대출을 늘린 데다, 1금융권 대출 규제 강화로 쉽게 빌려 쓸 수 있는 카드 대출에서 풍선효과가 발생한 탓으로 풀이된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