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만기를 불과 3일 앞둔 유로/달러 옵션 계약이 약 45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트레이더들이 고민에 빠졌다.
만기일이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과 맞물리면서 유로화 향방을 점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
유로화 <사진=블룸버그> |
무엇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월 600억유로 규모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축소 여부에 대해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면서 트레이더들이 바짝 긴장하는 표정이다.
21일(현지시각)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0.17% 내린 1.1740달러를 나타냈다. 이달 초 1.18달러 선에서 거래됐던 환율은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뚜렷한 내림세다.
연초 이후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여전히 11% 가량 상승했지만 추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유로화가 올들어 글로벌 주요 통화 가운데 선두를 달리는 것은 유로존의 경기 개선과 함께 ECB의 ‘출구 전략’에 대한 기대에 따른 결과였다.
하지만 24일부터 3일간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드라기 총재가 자산 매입 축소와 관련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유로화의 상승 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ING 은행의 비라지 파텔 외환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드라기 총재가 이번주 잭슨홀에서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경우 유로화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것보다 하락 포지션을 취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유로존의 경제 지표는 강한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6월 실업률이 9.1%를 기록해 미국 금융위기가 크게 고조됐던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지속적인 실물경기 상승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성장률도 호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 2분기 유로존의 경제는 2.2% 성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1분기 미국을 앞지른 데 이어 강한 펀더멘털을 확인한 셈이다. 또 이번 수치는 3년 전 1.1%에서 두 배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드라기 총재가 양적완화(QE)의 축소에 관한 얼개를 9월 이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드라기 총재가 이번 주 연설의 초점을 잭슨홀 심포지엄의 올해 주제인 ‘다이나믹한 글로벌 경제 육성’에 둘 것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정책자들의 목표치인 2.0%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도 ‘출구’에 대해 말을 아끼게 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드라기 총재에게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자산 매입 축소를 지극히 신중한 행보로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