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영국의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적신호를 보내 주목된다. EU 탈퇴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소비자와 기업 경영자들의 심리를 냉각시켰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각) 영국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소비자 지출이 전 분기 대비 0.1% 늘어났다. 민간 소비가 간신히 성장 추이를 유지한 셈이다. 이는 2014년 4분기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유럽연합기와 영국 국기 <출처: 블룸버그> |
또 같은 기간 영국 기업들의 투자는 제자리 걸음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와 투자가 마비 증세를 보인 가운데 영국의 2분기 성장률은 0.3%로 최종 집계, 예비치와 일치했다.
2분기 성장률은 2013년 이후 평균치인 0.6%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영국 경제 성장률은 2012년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충격에 대한 우려로 파운드화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협상이 본격화됐지만 불확실성이 오히려 증폭되면서 국내외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장의 전망은 흐리다. EY 아이템 클럽의 호워드 아처 경제 자문관은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민간 소비는 연말까지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파운드화 하락으로 인한 구매력 약화는 실질 소득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팬던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사뮤엘 톰스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영국 경제가 상당 기간 부진할 것”이라며 “브렉시트와 관련된 리스크가 민간 투자를 더욱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EU 탈퇴 이후 영국의 단일시장 잔존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이민 역시 크게 위축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순이민자가 24만6000명으로 3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번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만1000명 줄어든 것이다.
EU 탈퇴 이후 이동의 자유가 보장될 것인지 확실치 않은 데다 해외 기업들의 비즈니스 축소 및 이전이 꼬리를 물면서 이민 수요 역시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