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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중견 건설사들이 사내 현금성 자산을 늘리며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수익성 위주의 사업 재편이 성과를 낸 것이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한신공영 등은 작년 말과 비교해 현금성 자산이 크게 늘었다.
현금성 자산은 회사가 보유한 현금, 수표, 당좌예금과 같은 자산을 말한다. 신규 투자, 금융비용 상환 등에 활용한다. 현금성 자산이 많으면 그만큼 자금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금호산업은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이 1290억원으로 작년 말(710억원)과 비교해 81.6% 증가했다. 1000억~2000억원 수준이던 현금성 자산은 실적 부진과 운영자금 증가로 대거 빠져나갔다. 최근 실적 반등을 계기로 '곳간을 다시 채우는' 상황이다.
영업 활동으로 얻은 이익이 늘었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은 올해 상반기 810억원으로 전년동기(620억원) 대비 30.6%(190억원) 증가했다.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이 늘어나다 보니 현금 유동성에 숨통이 트였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적정 공사비보다 낮은 금액에 수주한 현장들이 대부분 마무리됐고 신규 사업장은 원가율이 90%대 수준을 보여 사내 현금성 자산이 늘었다”며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유동성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신공영은 작년 말 1930억원이던 현금 자산이 6개월새 78.3% 늘어난 34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과 2015년 각각 1060억원, 1510억원을 보유했던 것과 비교해도 사내 곳간이 넉넉해졌다.
두산건설은 작년 말 76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던 현금성 자산을 올해 상반기에는 1200억원으로 회복했다. 구조조정과 비주력자산 매각 등이 효과를 봤다.
이 같은 흐름은 실적 회복이 주된 요인이다. 영업이익이 대부분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 금호산업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87억원으로 전년동기(50억원) 대비 74% 증가했다. 아직 정상화 단계에 들어서진 못했지만 5년간 이어진 워크아웃과 2012년 7000억원대 당기순손실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2013년(589억원) 이후 최고 실적을 나타낼 전망이다.
한신공영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249억원으로 전년동기(132억원) 대비 88% 늘었다. 2014년 1000억원 규모의 순손실 여파에서 점차 회복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은 700억원 정도로 전년대비 71%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도 103억원에서 194억원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늘었다. 당기순손실 구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작년 2100억원 손실을 본 것과 비교하면 적자 폭을 많이 줄였다.
기업 체질개선도 실적을 끌어올린 이유다. 원가 절감은 물론 무리한 확장보단 수익성을 갖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사업 영역과 영향력은 줄었지만 내실을 높이는 데 주력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주택사업을 확대하기 어렵고 신규 투자도 막혀 당장 기업 정상화를 꾀하긴 힘들다. 하지만 양질의 공공공사 수주를 꾸준히 늘리면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 개선이 현금성 자산 증가로 이어져 이들 건설사의 유동성이 한결 자유로워졌다”며 “과거처럼 자체사업과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어려워 정상화 속도에 한계가 있지만 올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