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유리 기자] 449만원 짜리 다리미(로라스타), 340만원이 넘는 청소기(컬비), 600만원대 공기청정기(헬스케어테크놀로지). 가격대만 들어도 '헉' 소리가 절로나는 소형 가전들이 국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해외 직구 이야기냐고요? 아닙니다. 스위스 로라스타, 스웨덴 블루에어 등 해외 명품 가전 브랜드가 앞다퉈 한국에 직접 진출하면서 소형 가전 시장에 '명품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스위스 다리미 전문업체 로라스타는 29일 서울 강남구 청담 드레스가든에서 한국 출시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스위스 다리미 전문업체 로라스타가 자사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최유리 기자> |
가격은 제품별로 119만원에서 449만원입니다. 저가형은 다리미만, 고가형은 다림판까지 모두 포함된 가격이라고 하네요. 5만~15만원 선인 일반 다리미와 비교하면 최대 90배까지 가격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가격이 비싼 만큼 차별화된 기능을 내세웠습니다. 초 미세 스팀 분사 기술로 몇 번만 움직여도 주름을 펴준다고 합니다. 다림판에서도 바람이 나와 옷감에 공기를 투과시키는 방식으로 옷을 보호하죠.
서비스도 프리미엄을 표방합니다. '스타일 마스터'가 고객을 직접 방문해 제품 설치와 사용 방법을 시연하고, 2년 동안 무상 방문 애프터서비스(AS)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로라스타는 국내에선 생소한 브랜드이지만 유럽 프리미엄 스팀 다리미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합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회사로 스팀 다리미만 전문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전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으며 누적 판매 대수는 270만대에 이릅니다.
장 몬니 로라스타 최고경영자(CEO)는 "유명 패션디자이너나 스위스 왕가에서 사용하는 명품 브랜드"라며 "가격이 비싼 만큼 품질이 뛰어날뿐 아니라 럭셔리한 생활 스타일을 리드하는 제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비싼 제품을 누가 살지 궁금하기도 한데요. 이날 오전 10시 신세계 백화점 명품관에 제품을 선보였는데 30분 만에 첫 판매가 이뤄졌다고 합니다. 인기를 끌고 있는 다이슨이 한국에 처음 출시됐을 때 이틀 만에 1대가 팔린 것을 감안하면 기대할 만한 성적입니다.
로라스타가 한국 문을 두드린 이유도 일단 제품을 내놓으면 '먹힐 시장'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고가라도 차별화된 품질과 독특한 디자인을 갖춘 제품이라면 소비자들이 먼저 알아보는 곳이라는 거죠.
다이슨 V8 <사진=11번가> |
한국보다 앞서 진출한 중국에선 연간 판매량이 1만8000대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하네요. 한국에선 올해 2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로라스타 국내 유통사인 얼티메이트드림의 김성수 대표는 "30분 만에 제품이 판매됐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먼저 알고 로라스타를 찾는다는 의미"라며 "앞서 론칭한 다이슨이나 블루웨어도 판매 성적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의 말대로 국내 소형가전 시장에는 명품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2008년 다이슨이 국내에 내놓은 120만원짜리 무선 청소기가 날개돋힌 듯 팔리면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죠.
독일 기업 헬스에어테크놀로지 GmbH의 공기청정기인 '나노드론'은 판매가가 무려 600만원대입니다.
제품 가격이 비싼 만큼 프로모션 이벤트에선 180만원 상당의 전자동의자가 사은품으로 지급되기도 했습니다. 스웨덴 공기청정기 전문기업 블루웨어 역시 100만원대에 이르지만 주문량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미국 컬비도 340만원대 청소기를 렌탈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100년이 넘은 미국 청소기 전문업체로 코웨이, 한샘 등 매트리스 케어 서비스를 하는 업체가 컬비 제품을 쓰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가전 만이 갖고 있는 가치를 고객들이 인정하고 있다"면서 "가전제품을 한번 사면 10년 이상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처음부터 좋은 제품을 사려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