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원, 한기진 기자] 현대자동차의 중국판매 부진으로 현지(로컬) 부품 협력회사가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를 맞았다. 현대차 중국법인인 북경현대의 자금난에 따른 것으로 한국계 부품회사 전반으로 확대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경현대가 한국계 부품회사를 우선적으로 살리면서 외국계 부품사가 어려워지고 있다. <사진=북경현대> |
29일 둥팡차이푸왕(東方材富網) 등 현지 유력 매체에 따르면 북경현대차의 플라스틱 연료 탱크 공급 협력사인 베이징잉루이제(北京英瑞傑)는 부품 대금 지급을 장기간 받지 못해 지난 22일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베이징잉루이제가 북경현대로부터 받지 못한 대금 규모는 25일 기준 1억1100만위안(약 189억원)에 달한다.
북경현대가 사드 보복 등으로 중국 시장에서 고전해온 가운데, 부품 대금 미지급으로 협력부품업체가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경현대는 사드 후폭풍으로 인해 현지 마케팅에서 극심한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이번 협력사에 대한 대금 미지급도 자금 융통이 여의치 않은데 따른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북경현대의 중국 판매량이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영업이 크게 악화돼 왔으며 이로 인해 부품 대금 결제가 미뤄지면서 북경현대와 다른 많은 협력사들도 똑같은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북경현대의 매출 부진으로 자금에 어려움을 겪어 협력사 납품대금 지급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북경현대차는 합작사로 자금난으로 인한 협력사 자금지원을 본사에서 관리를 할수가 없어, 대금지급이 미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북경현대의 생산이 67% 감소했고 현지 진출 우리나라 부품업체의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 현금이 줄어들고 있다. 우수인력이 이탈하기 시작했고 구조조정 이야기도 나온다.
현대차는 베이징현대는 물론 국내외 부품협력사의 어려움을 위해 임금반납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지만 그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노조에는 임금인상률을 낮춰 협력사 지원 재원을 마련하자고 제한했지만, 단칼에 거부당한 상태다.
다만 9월부터 현대·기아차는 현지 전략 모델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신차 4종을 선보여 판매량이 늘어나고 공장가동률도 회복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