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텍사스 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로 인한 물리적인 피해액이 최대 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과 성장률을 오히려 부양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5만명의 수재민을 발생시킨 재난이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가장 커다란 고민거리에 답을 제시할 것이라는 얘기다.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한 텍사스 주 <출처=블룸버그> |
29일 CNBC에 따르면 월가 이코노미스트는 하비가 미국 석유업체들이 밀집한 지역을 덮치면서 에너지 가격이 상승,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엑손 모빌과 셰브런 등 주요 에너지 업체들이 대규모 정제 시설의 가동을 중단시켰고, 이로 인해 지난 28일 기준 미국 전체 원유 정제 설비의 15%가 마비된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9월4일 노동절 휴일에만 휘발유 가격이 25~30% 급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제 시설이 정상화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에너지 가격의 상승 탄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허리케인의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은 또 있다. 주택부터 도로 및 교각까지 인프라가 파손되면서 건설업계의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임금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회복은 연준 정책자들이 장기간 기다린 것으로, 파급 효과가 광범위하게 이어질 경우 통화정책 정상화를 재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침수 지역의 자동차 수요가 단기적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자동차 및 부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단기적으로 물가 지표의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하비가 미국 경제 성장률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JP모간은 투자 보고서를 통해 허리케인으로 인해 텍사스를 중심으로 피해 지역이 커다란 재앙을 만났지만 경제 전반에 걸쳐 손실보다 반사이익이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2년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뉴욕 주가 커다란 타격을 입었지만 미국 경제가 성장 속도를 더한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앞서 루이지애나의 경제를 초토화시켰던 허리케인 카트리나 역시 미국 경제에 성장 동력을 제공했다는 것이 JP모간의 주장이다.
DE 이코노믹스의 다이앤 스웡크 이코노미스트도 CNBC와 인터뷰에서 “휴스톤을 포함한 피해 지역의 비즈니스가 단기적으로 마비되겠지만 이후 강한 턴어라운드를 보일 것”이라며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성장률을 0.2~0.3%포인트 가량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