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황세원 기자] 현대자동차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기차의 석연치 않은 결정으로 베이징공장 가동 중단 사태를 맞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자동차 연료탱크부품 납품사인 베이징잉루이제(北京英瑞傑, 북경이너지)가 납품대금 지급을 요청했지만, 베이징기차가 뚜렷한 이유없이 거부해 가동중단 사태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베이징현대는 베이징잉루이체로부터 21일 오후 10시 납품 중단을 통보받았다. 재고량 파악 결과 22일 오전 10시부터 공장 라인 중단을 예상했다. <사진=뉴스핌> |
30일 뉴스핌은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와 베이징잉루이체가 납품 중단과 관련, 오고 간 ‘베이징 잉루이제 자금부족 관련 납품 중단 보고서’를 입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잉루이체는지난 21일 밤 10시 북경현대에 e메일을 보내 “장기 대금 미지급으로 자금 회수에 지장이 생겼다”며 "22일 아침 8시부터 플라스틱 연료 탱크 부품 납품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또 “베이징공장 1~4공장에 납품을 중단한다"고 알렸다. 베이징현대는 총 5개의 공장을 가동중이다. 제5공장은 최근 완공돼 시험가동 중이다.
베이징현대는 곧바로 관련 부품 재고 파악에 들어갔다. 겨우 2시간 가동할 만한 규모로 확인돼, 22일 오전 10시부터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베이징잉루이체가 3주간 못 받은 납품대금은 1억1100만위안(189억원, 8월 25일 기준)으로 베이징현대에 대한 매출 의존도나 상호신뢰에 비춰 야밤의 공급중단 통보는 의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사의 지난해 총 매출 8억5000만위안(1445억원) 가운데 베이징현대에 대한 매출액이 5억8000만위안(98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8%나 된다. 또 베이징현대와 2009년부터 납품한 인연으로 제조업에서 중요한 상호신뢰가 형성돼 있다.
생산책임권한을 가진 현대차는 예산권을 가진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에 납품대급 지급을 계속 요청해왔다. 부품 공급 중단으로 22일부터 공장 가동이 멈추자 현대차 본사 차원에서 베이징기차에 대금 지급을 요청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않았다. 베이징현대의 예산권을 가진 중국 파트너 베이징기차가 대금 결제를 미뤘기 때문이다.
베이징현대의 공장이 30일 생산을 재개했지만 베이징잉루이체에 대한 미지급금을 결제한 것은 아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장 재가동을 위해 일단 부품을 받기로 한 것으로 미지급 대금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 중국공장 생산중단 문제는 현대차의 자금 유동성 문제라기보다 중국 파트너와의 갈등 문제"라며 "현대차 파트너사에 중국정부의 입김이 들어간 것"이라고 해석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