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도시바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에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의 매각 독점 교섭권 부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도시바는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 등 메모리 원매자인 3개 진영과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매각 협상 상황을 보고하고 검토했지만, 공개할 결정 사항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WD에 매각 독점 교섭권 부여를 검토해왔지만, 조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일단 보류하기로 한 것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당초 도시바는 지난 24일에 열린 경영 회의에서 WD 진영과 우선적으로 협상하기로 확인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양측은 의결권 등 경영 관여 문제에 대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도시바 메모리를 향후 상장시키고 일본 측이 과반의 지분을 가져가는 것에 대해 대체로 동의했지만, WD의 출자 비율 상한 등의 내용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미국 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 일본 정책투자은행 등으로 구성된 WD 진영은 인수 금액으로 약 2조엔을 제시했다.
한편, '한미일 연합'을 주도하는 미국 투자펀드 베인캐피탈과, 대만 홍하이정밀공업은 새로운 인수 제안을 도시바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의 별도 기사에 따르면 베인이 제안한 새 방안에는 애플이 3000억엔~4000억엔의 우선주를 매입하고, 베인이 의결권(voting stake) 46%에 2000억엔을 투자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도시바도 의결권 46%를 확보할 계획이다. 제시 금액은 총 2조엔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법원이 WD의 매각 금지 요청을 거부할 경우, 한미일 연합에 포함된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도 도시바 메모리 지분을 매입할 계획이다.
또 도시바 메모리 입찰에 참여했던 대만의 홍하이정밀그룹은 일본의 소프트뱅크, 미국의 구글 측과 진영을 꾸리고 있다.
도시바 경영진은 주거래 은행에 "새로운 제안을 조사할 시간을 원한다"고 말했다. 인수 금액과 2018년 3월까지 매각 완료의 실현 가능성 등의 관점에서 새 제안을 검토할 전망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