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소탄 개발에 완전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도발로 자신이 언급한 '레드라인'을 넘어선 북한에 대해 '최고의 강한 응징'을 경고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3일 오후 3시 30분(북한 시각 오후 3시) 중대보도를 통해 "9월 3일 12시 북부 핵실험장에서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12시 29분쯤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규모 5.7의 인공지진파를 감지, 핵실험 여부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방송은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오늘 오전 국가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 달성 일환으로 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 진행 문제를 토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시험 명령서에 친필 서명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이번 수소탄 시험은 대륙간탄도로켓 전투부(탄두부)에 장착할 위력을 시험하기 위해 진행됐다"며 "모든 물리적 지표가 설계값에 충분히 도달했고, 지표면 분출이나 방사성 물질 유출 없었으며, 주위 생태에 부정적 영향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북한 조선중앙TV는 3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를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
북한의 이번 6차 핵실험은 규모 면에서 역대 핵실험 중 가장 강력했다는 평가다.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2009년 5월 25일, 2013년 2월 12일, 2016년 1월 6일, 2016년 9월 9일까지 다섯 번의 핵실험을 단행했다. 1~5차 핵실험 당시 인공지진 규모는 각각 차례대로 3.9, 4.5, 4.9, 4.8, 5.0이었다.
이와 관련, 기상청은 이번 핵실험이 지난해 5차 핵실험 대비 5~6배 강한 지진으로 분석했다.
조선중앙방송은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서의 완전성공은 우리의 주체적인 핵탄들이 고도로 정밀화됐을 뿐 아니라 핵전투부의 동작믿음성이 확고히 보장되며, 우리의 핵무기 설계 및 제작 기술이 핵탄의 위력을 타격 대상과 목적에 따라 임의로 조정할수 있는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줬다"며 "국가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 목표를 달성하는 데서 매우 의의있는 계기가 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ICBM 장착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나섬으로써, 문 대통령의 향후 대응 전략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이 문 대통령이 경고한 '레드라인'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ICBM을 완성하고 핵탄두를 탑재하는 것이 '레드라인'"이라며 "(북한이 현재) 그 임계치에 다가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30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의 완전 고립을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최고로 강한 대북 응징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미국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방안도 협의키로 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북한의 핵실험 감행과 관련, 성명을 내고 강력히 규탄했다.
외교부는 "북한이 ICBM급 미사일 발사에 이어 과거보다 더 강한 위력의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일 뿐 아니라 한반도는 물론 국제 평화와 안전에 대한 매우 심대하고 엄중한 도전으로서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무모하고 무책임한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것.
외교부는 "선택은 북한의 몫이다. 북한은 계속된 도발의 결과가 더 깊은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지금이라도 비핵화의 결단만이 안보와 경제발전을 보장하는 길임을 깨닫고,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가 제시한 대화의 메시지에 호응해야 한다"며 북한은 한반도에서의 공고한 평화 구축과 비핵화의 길로 나올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이어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긴밀히 공조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한치의 흔들림 없이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켜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