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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핌=한기진 기자 ]현대자동차가 하반기 큰 손실을 입게됐다. 기아자동차와 베이징현대의 지분법 평가손실을 2010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반영해서다. 현대차는 이들 회사의 지분을 각각 33%, 50% 보유하고 있다. 통상임금 패소와 중국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두 회사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기아차와 북경현대에 대한 3, 4분기 지분법 평가 손실 규모가 최소 4500억~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지난 2분기 9000억원대이던 현대차의 당기순이익이 두 회사의 손실을 반영하는 3분기에는 4000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순익을 집계한 2010년 이후 분기 순이익이 5000억원 이하를 기록한 적이 지금까지는 없었다.
지분법 평가손실로 우선 베이징현대의 상반기 영업적자 2100억원에 대한 평가손실 1108억원이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여기다 기아차가 통상임금 패소로 설정한 충당금 1조원의 3300여억원이 추가된다. 베이징현대와 기아차의 중국 합작사인 동풍열달기아차의 적자 폭이 하반기 더욱 확대되고 있어 지분법 평가 손실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상반기 중국의 사드보복에도 지분법 이익이 5460억원을 기록했다. 기아차가 1조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덕분이다.
현대자동차의 상반기 지분법 손익 규모와 금융손실<자료=현대차> |
또 현대제철 등 보유중인 계열사의 주식 평가액이 주가 하락으로 장부가 이하로 떨어지면서 하반기에 금융 손실로 반영될 예정이다. 상반기 금융손실이 1350억원을 입었는데, 하반기도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지분법 평가손실은 자회사의 보유지분만큼 손실을 반영하는 것이고, 금융손실은 보유지분 가격이 장부가 이하로 떨어지면 회계상 손실로 잡는 것에서 차이점이 있다.
지분법 평가 손실과 금융 손실을 반영하는 3분기나 4분기에는 현대차의 당기순이익이 2분기(9140억원)대비 50% 감소한 4000억원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드보복과 미국 판매 하락이 지속돼 하반기도 유지될 것으로 보여, 판매회복이 쉽지 않아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아차가 통상임금 패소 충당금을 적립하면 지분법에 따라 현대차도 손실을 반영하기 때문에 하반기 동반 손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아차 통상임금 패소 파장이 현대차까지 번진 것은, 현대차그룹의 ‘수직 계열화’로 인한 현상이다. 원가 경쟁력과 신속한 신차 개발에 장점은 있지만 위험 분산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다만 대규모 지분법 평가손실에도 현대차의 현금유동성이 걱정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지웅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현대차는 단기성 차입금과 판매보증충당부채 전액의 두 배 이상 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견고한 재무완충능력이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중국, 미국에서 판매 부진이 영업현금창출능력과 배당수취능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