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종교인 과세는 유독 한국에서만 '뜨거운 감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대다수 국가가 종교인에게 세금을 부과하지만 한국만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다.
6일 정부 재정 당국과 종교계에 따르면 한국을 제외한 30여개 넘는 OECD 국가에서 교회 목사나 가톨릭 신부를 포함한 종교인에게 세금을 부과한다.
미국은 종교인을 자영업자로 간주한다. 종교인을 사업자로 본다는 얘기다. 종교인은 연방세는 물론이고 주세를 내야 한다. 또 사회보장세와 의료보험세도 납부해야 한다. 사회보장세는 기금으로 적립되고 종교인이 은퇴하면 연금이 지급된다.
유럽을 대표하는 독일은 종교인을 공무원과 비슷하게 분류한다. 종교인이 공무원처럼 정부로부터 매달 급여를 받는다. 이때 정부는 소득세를 원천징수한다. 종교인이라고 해서 원천징수를 면제하지 않는다.
종교인에게 지급하는 급여는 교회세로 충당한다. 교회를 포함한 종교단체에 다니는 성도는 소득세의 8~10%를 교회세로 낸다. 교회세는 종교인 월급뿐 아니라 건축물 수리비 등으로 사용된다.
성당 자료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 |
캐나다 과세 체계는 일반인과 종교인을 구분하지 않는다. 종교인은 종교단체에서 받은 보수와 사례금 등을 일반 개인소득자와 동일하게 소득으로 신고해야 한다. 소득이 없어도 보조금을 받으려면 무조건 소득을 신고해야 한다.
일본 또한 종교인 소득 신고를 받는다. 하지만 대부분 면세점 이하로 신고한다. 종교인 과세가 유명무실한 것.
한국과 차이점이라면 일본에선 소득을 줄이는 꼼수를 쓰더라도 소득 신고를 한다는 점이다. 일본은 종교인이 과세 체계 안에 들어와 있지만 한국에선 종교인이 여전히 과세 사각지대에 있다는 얘기다. 한국 정부가 종교인 규모만 추측할 뿐 세수 효과 등을 추정하지 못하는 이유다.
한국기독교장로총회 홍유환 국내선교부장은 "(종교인 과세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며 "복지국가로 가는 과정에서 종교인이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걸 존중하고 교단도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종교인에게 세금을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종교인 과세 유예기간을 2년 연장해 2020년 1월1일부터 시행하자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