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최흥식 전 하나금융지주 사장이 금융감독원장에 내정됐다는 보도에 금융권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다 며칠만에 뒤집어졌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6일 최흥식 전 사장 내정 보도에 대해 "복수의 후보자 중 한명일지는 모르지만 확정, 내정, 유력은 알 수가 없는 미정 상태"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최 전 사장은 현재 휴대폰 등을 받지 않고, 문자 메시지에도 답을 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내정설의 진위를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최흥식 전 하나금융지주 사장. <사진=뉴스핌DB> |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금감원이다. 금감원 노동조합은 전날 김 전 사무총장의 금감원장 내정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책기관인 금융위에 맞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내정자가 최 전 사장이 유력 후보자로 떠오르면서 사실 여부와 성향을 분석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에서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이 임명제청을 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장 인사와 관련 아직 정해진게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최 전 사장이 내정됐다면 그 이유는 금융권과 시민단체 특히 참여연대의 김 전 사무총장에 대한 반대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는 금융 전문성이 없는 인사의 금감원장 선임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 정부의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여연대에서 활동했던 인사다.
민간 출신 첫 금감원장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경제 관료들이 돌아가며 나눠먹듯이 맡아온 금융감독원장을 이제는 민간 금융인이 맡을 때가 됐다는 얘기다.
최 전 사장은 1987년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이사, 1999년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 2002년 한국선물학회 회장 등을 거쳐 2003년에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금감원 자체평가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를 친노(親盧)인사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후 최 전 사장은 2010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 2012년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낸 뒤 2015년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한편, 최 전 사장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61년 졸업),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73년 졸업) 등과 경기고 동문이다. 장 실장의 1년 선배(72년 졸업)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 전 사장은 온화한 학자타입의 인사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