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금융위원회가 최흥식 전 하나금융지주 사장(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을 차기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 제청했다. 대통령이 임명하면 관료가 아닌 민간 출신 첫 금감원장이 탄생한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갑작스런 최 내정자의 등장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6일 금융위 의결을 거쳐 최 내정자를 임명 제청하기로 했다. 대통령이 제청을 받아들이면 최종 임명이 확정된다.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전자결재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흥식 전 하나금융지주 사장. <사진=뉴스핌DB> |
최 내정자는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및 하나금융지주 사장 등 오랜 기간 동안 금융분야 주요 직위를 두루 거치며 폭넓은 연구실적 및 실무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금융위는 “특히 이론과 실무를 겸비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금감원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 갈 적임자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최 내정자의 등장은 갑작스럽게 진행됐다는 평가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공공연하게 거론돼 왔다. 지난 4일 금감원 노조가 김 전 사무총장의 임명을 환영한다는 성명서를 냈고 같은 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인사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일부에서 우려하듯 (김 전 사무총장을) 금융 문외한이라 보지 않는다”고 두둔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갑작스럽게 최 내정자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추측만 무성한 상황이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의 인연부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추천이 있었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금감원 노조는 이날 “감독기구의 독립성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판단이며 최 내정자가 금융권 적폐세력을 청산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다만 민간인 출신 금감원장에 대한 기대도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금융정책(금융위)과 감독(금감원)의 분리를 검토해왔던 만큼 금감원의 강화가 이뤄지리라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 내정자가 금융 전문성을 갖췄고, 금감원의 독립성을 확보하며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관료 출신 금감원장이라면 기존 이해관계를 떠나 금감원에 대한 합리적인 개혁이 가능하리라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진웅섭 금감원장은 이날 오후 이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진 원장의 이임식도 사전에 예정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진 원장도 사전에 최 내정자가 오늘 선임되리라는 것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