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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규제 대책을 쏟아내자 주택사업 비중을 끌어올렸던 건설사들이 수익성 하락에 고민이 커졌다.
대형 건설사들은 2010년대 이후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며 해외시장의 매출 비중을 전체의 절반 정도로 높였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이후 국제유가 하락과 경쟁 심화 등에 따라 그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 대안으로 수익성이 높은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국내 주택시장의 불투명성이 커지자 건설사의 실적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의 국내 주택사업 비중은 1년전 20~30%대에서 최근에는 40~50%대로 증가했다. 토목과 건축 부문을 포함하면 매출의 50% 이상이 국내에서 나오는 셈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2분기 국내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전체의 36.2%를 차지했다. 매출 5조7541억원 중 주택사업에서 2조849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작년 1조6488억원(29.4%)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현대산업개발은 작년 2분기 주택부분 매출 비중이 25.9%에서 올해 2분기에는 36.8%로 높아졌다. 매출액은 5996억원에서 991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현대건설은 연결기준 주택사업(건축부문 포함) 비중이 작년 2분기 28.0%에서 올해 2분기에는 41.6%로 상승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절대적이다. 원가율 관리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고 분양 실적이 호조를 띠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해외 손실을 국내 주택사업 이익으로 메우고 있다는 자조석인 목소리도 나온다.
대우건설은 올해 2분기 주택부문에서 영업이익 3335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 4669억원이란 점을 고려할 때 대부분을 차지한다. 해외 플랜트와 토목에서 손실이 발생했지만 주택부분 흑자로 성장세를 이끈 셈이다. 같은 기간 현대산업개발은 630억원에서 1198억원으로, GS건설도 주택부문(건축 포함)의 영업이익이 2621억원에서 5108억원으로 늘었다.
나이스신용평가 김가영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해외실적 부진과 SOC 예산 축소 등으로 2015년 이후 건설사의 영업이익에서 주택·건축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인 수준”이라며 “‘8.2 부동산 대책’과 후속 대책 등으로 주택경기가 위축될 전망이어서 건설사들도 영업이익 둔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주택경기 악화는 건설사에 치명적이다. 서울 분양시장은 대기 수요자가 많아 큰 리스크(위험성)가 따르지 않지만 지방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실수요만으로 분양 계약자를 채우기 쉽지 않다 보니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높다. 미계약이 늘면 사업에 따른 금융이자와 마케팅 비용이 늘어 원가율이 높아진다. 공사비 마련을 위해 추가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하는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게다가 사실상 분양가상한제가 부활하는 만큼 정비사업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분양가를 무작정 높게 책정하기 어려워 기대보다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대형 건설사 주택사업부 한 임원은 “해외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택사업까지 삐걱대면 건설사 수익성 유지가 힘들어질 것”이라며 “미분양 우려가 큰 사업장은 분양을 미루고 신규 사업에는 더욱 강화된 사업 타당성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