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애플이 스마트폰 출시 10주년을 기해 내놓은 1000달러짜리 아이폰은 고객 충성도와 구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가의 신형 아이폰의 수요를 토대로 지난 2년간 부진했던 애플의 스마트폰 비즈니스가 강한 턴어라운드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애플 <사진=블룸버그> |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선진국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했고, 소비자들의 기기 이용 기간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아울러 중국시장에서 애플의 고전은 더 이상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토종 업체들에게 밀려 애플 아이폰의 판매 위축이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능부터 디자인까지 기존의 제품과 크게 차별화된 전략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제품 가격이 스마트폰의 중장기 판매 실적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중화권의 경쟁사들이 저렴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가격 정책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이 주요 외신들의 판단이다.
12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X가 두 가지 측면에서 소비 심리를 움직일 것인지 여부가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초미의 관심사다.
투자자들은 부품 가격의 상승을 감안해 애플이 기존의 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형 아이폰 가격이 최소한 1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이터 용량이 크거나 그 밖에 새로운 기능이 한층 더 보강된 모델의 경우 1000달러를 훌쩍 넘는 가격에 판매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신제품이 고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반향을 얻어낼 경우 애플이 또 한 차례 아이폰 신화를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전략이 적중하지 않을 경우 타격 역시 클 것이라는 우려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의 벤 바자린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역사상 어떤 전화기도 이 같은 가격에 출시된 일이 없었다”며 “애플이 신형 아이폰을 1000달러에 내놓기로 한 것은 고객 충성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와 서베이머니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1%의 소비자들이 신형 아이폰 구매 의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기존의 아이폰 이용자 가운데 38%는 신제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이 적극적인 가격 분할 정책을 펴는 것으로 판단했다. 1만달러의 애플워치 골드 에디션과 4000달러에 내놓은 맥프로 등 이미 주요 제품에 대해 이 같은 정책을 동원했고, 아이폰으로 이를 확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CCS 인사이트의 조프 블레이버 애널리스트는 FT와 인터뷰에서 “애플은 제품 가격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며 “애플의 고객층은 일반적인 시장의 인식보다 훨씬 광범위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신형 아이폰으로 인해 애플이 부유층 고객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그는 전했다.
스마트폰이 생활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데 따라 고가의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려는 고객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PC 한 대 값에 해당하는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주는 부담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월가의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