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유엔총회가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미국과 이란이 핵협정 이행을 두고 티격태격해 눈길을 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협정준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제재를 다시 시작할 태세인 반면, 이란은 충실한 협정 이행을 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각) CNN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국제원자력기구 연차회의에서 알리 악바르 살레히 이란 부통령이 미국이 2015년 핵협정의 정신을 어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란 원자력에너지기구의 대표직도 맡고 있는 살레히가 "미 행정부는 노골적인 적대감을 보이면서 실질적으로 정책 이행을 지연하고 있다"면서 "이는 협정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이란이 누릴 수 있는 정당한 혜택을 차단하는 행위"라고 말한 것. 살레히 부통령은 특히 "이는 핵협정의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미국을 비난했다.
살레히의 이런 발언은 유엔총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더구나 화요일에는 이란을 포함해 핵협정에 관련된 6개국 외무장관이 따로 화요일에 회의를 하기로 한 시점이라 더욱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최고위급 회담인 것이다.
이란 하산 로하니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
이어 CNN방송은 하산 로하니(Hassan Rouhani) 이란 대통령이 단독 인터뷰에서 "핵 협정을 폐기할 경우 미국은 값비싼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미스터 트럼프의 행동이나 정책이 상당히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어렵게 우리 대응을 고민해왔다"면서 "미국이 긴장을 높이길 원한다면 이란의 대응을 1주일 내에 빠르게 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트럼프 미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이란 핵협정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회담에 앞서 트럼프는 이란과의 핵협정을 폐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이 회동의 대화 내용은 비밀로 부치기로 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문제가 대화의 핵심 주제라는 것은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달 15일까지 의회에 이란의 핵협정 이행을 계속 인정할지 여부를 알려줘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정부가 참여한 이란 핵협정을 미국 역사상 최악의 거래라고 비난하면서, 이란이 핵협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인정하지 않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축소하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