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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홍규 기자] 최근 뉴욕 증시에서 '실적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를 활용한 기존의 투자 전략이 먹히지 않자, 전문가들이 보다 높아진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새로운 대응 전략을 내놓고 있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 넘는 분기 순이익을 발표한 기업 주가는 상승하기 마련인데, 되레 이들 기업 주가가 하락하거나, 상승한 경우가 소수에 그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순이익 뿐 아니라 매출까지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은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기업들을 찾는다. 게다가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급등한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면 꽤 괜찮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새롭게 높아진 기준을 적용한 결과 5개 종목이 유망하다고 나왔다.
<자료=배런스> |
미국 금융전문 주간지 배런스(Barron's)의 최신호(15일자)는 "어떤 기업이 시장의 순이익 예상치를 뛰어 넘는 실적을 내놓으면 주가가 아웃퍼폼하는 경향(post-earnings-announcement drift, PEAD)이 있었는데, (최근) 기업이 실적 전망을 낮춰 제시하고 분석가들이 동조함에 따라 이 PEAD의 정도가 줄었다"면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 매출·순익 서프라이즈+발표 후 급등 주목
배런스는 순익만 아니라 매출까지 예상을 뛰어 넘은 기업 주식이 순익 예상치만 웃돈 주식보다 시장 성과를 더 많이 능가한다는 연구 결과(뉴욕대학교 조슈아 리브나트, 에모리대학교 나라시만 제가디쉬)와,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뒤 주가가 재빠르게 상승한 종목을 매수하고 이와 정반대를 나타낸 종목을 매도하면 연 평균 15%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분석 결과(2012년 Financial Analysts Journal에 게재)를 결합한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중 지난 각 3개 분기 동안 순익과 매출 전망치를 각각 최소 1% 상회한 기업과, 실적 발표 후 다음 거래일에 주가가 최소 1% 이상 상승한 기업을 선별했다. 이 기준에서 순익·매출 전망치를 웃돈 기업은 48곳이었고, 여기에 더해 주가가 1% 이상 상승한 기업은 ▲아나로그 디바이시스 ▲델파이 오토모티브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 단 3곳이었다.
최근 모멘텀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기간을 지난 2분기로만 한정하고, 기준을 순익·매출 예상치 3% 이상 상회, 주가 5% 이상 상승으로 높여 잡으면, 이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 수는 총 13곳으로 조사됐다. 특히 배런스는 이 13곳의 기업 중 성장성이 높은 5개 기업 ▲캐터필라 ▲아나로그 디바이시스 ▲얼라인 테크놀로지▲이트레이드 파이낸셜 ▲레드햇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얼라인·아나로그·캐터필라·이트레이드·레드햇 관심
우선 지난 2년간 주가가 3배나 뛴 얼라인에 관심이 쏠린다. 이 같은 상승률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를 웃도는 것이다. 치아 교정 사업을 하는 얼라인의 디지털 서비스 성장세는 회사의 '인비절라인' 치열교정용 트레이 수요 덕분에 가속화 중이다. 인비절라인은 개개인의 치아 모양을 3D 프린팅 기술로 맞춤 제작해, 변화하는 치아 위치에 따라 새 장치를 착용하는 시스템으로 환자와 의사 사이에서 만족도가 높다.
월가는 최근 얼라인의 분기 실적 보고에서 북미, 특히 치아 교정 시장에서 75%를 차지하는 10대 치료가 급증한 점에 주목했다. 현재 시장 점유율이 5% 밖에 안되는 얼라인의 주가는 12개월 예상 순익보다 48배 높은 수준인 185달러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배런스는 3~4년 내 회사 순익이 2배 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애플에 아이폰 부품 일부를 공급하는 반도체 제조회사 아나로그도 주목 대상이다. 회사 사업의 3분의 2는 산업과 자동차 어플리케이션에 연관돼 있다. 차량 내 반도체 부품 시장은 향후 10년 간 3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의 주가는 12개월 순익 예상치 대비 17배에 거래되고 있어, 가치평가 면에서도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분기 아나로그의 자동차 사업 실적은 자동차시장 판매 부진에도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4년 간 슬럼프를 겪은 뒤 최근 매출 증가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는 캐터필라에도 이목이 쏠린다. 캐터필라 주가는 2년전 77달러에서 120달러(주가수익배율 18배)로 1.6배 가량 상승했다.
지난 한 주 전, 캐터필라의 신임 최고경영자(CEO)인 짐 엄플비를 포함 경영진은 3년 만에 처음으로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를 개최했다. 엄블비 CEO는 연간 매출액 550억달러, 영업이익률 14~17% 달성을 장기 계획으로 발표했으며, 지난 분기 회사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을 뿐 아니라 올해 실적 전망치도 높여 제시했다. 1년 전보다 회사의 신규 사업 수주 잔고는 25% 늘었다는 설명이다.
지난 8개 분기동안 월가의 순익 예상치를 평균 20% 넘긴 이트레이드 파이낸셜도 주목 기업 중 하나다. 최근 증시 활황에 수혜를 입은 이트레이드의 주가는 예상 순익 기준 동종 기업 찰스 슈왑, TD 아메리트레이드에 보다 각각 22%, 24%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오픈 소스 기업 레드햇도 추천 목록에 올랐다. 이 회사는 일반 사용자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운영체제(OS), 리눅스에 대한 액세스를 판매 한다. 지난 분기 레드햇은 실적뿐 아니라 실적 전망치도 월가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에서 제시했다.
회사는 로컬 컴퓨터 네트워크를 클라우드로 이동시키는 '레드햇 오픈스택'과 프로그래머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플랫폼 등 다양한 환경(settings)에서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를 작성하도록 도와주는 '레드햇 오픈시프트'도 만든다.
회사는 '오픈시프트'의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분석가들은 기저 효과에 힘입어 1년 전보다 오픈시프트의 매출액이 두 배 이상 늘어났을 것으로보고 있다. 주가는 순익 대비 37배인 10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잉여현금흐름 기준으로는 22배로 덜 비싼편이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