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미국 워싱턴 정가가 경제 성장을 견인할 세율인하 등의 정책 추진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정작 지난 분기 미국 기업 실적은 6년래 최고 수준을 보여 주목된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다.
30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대기업들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두 자릿수 실적증가율을 보이는 등 2011년 이래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총력을 기울여온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AHCA)가 상원에서 부결되면서 세재 개혁안, 인프라 투자 등 핵심 정책들도 표류 중인 가운데 미국 기업들은 두개 분기 연속 눈에 띄는 실적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약 11%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5.3%를 기록했던 지난 1분기에는 못 미치지만 2011년 중반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기업들의 실적 호조는 유틸리티 분야를 제외하고 월가 은행에서부터 디트로이트의 자동차제조업,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산업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톰슨로이터의 전망에 따르면 2분기 IT 업계와 금융업의 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4.2%, 12.4% 증가했을 전망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크리스토퍼 포로빈은 "기업들은 최근 비용 감축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며 "구조 조정을 포함한 기업들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식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를 과대 평가하면서 기업실적은 과소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S&P500지수는 작년 11월 초 이후 16% 상승했으며 올해들어서만 10% 상승했다. 프루덴셜파이낸셜의 수석 애널리스트 퀸시 크로즈비는 "세제 개혁안과 인프라 투자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시장은 워싱턴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미국 기업들은 여전히 트럼프 정부의 세제 개혁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코닝 CEO 엔델 위크는 "결국 시장이 기대하는 것은 세제 개혁안"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세제개혁안이 기업의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자산운용사 찰스슈왑의 수석 애널리스트 오마르 아길러는 "조세 개혁안의 불확실성은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오히려 현재와 같은 기업의 탄탄한 성장세는 오래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