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대만 달러의 하락이 애플의 아이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애플이 지난12일(현지시각) 스마트폰 출시 10년만에 내놓은 아이폰X가 대만 달러를 압박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형 아이폰을 공개하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출처=블룸버그> |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대만 달러가 지난 한 주 사이 0.2% 하락했다. 이는 주간 기준 1개월래 최대 낙폭이다.
애플이 아이폰X를 공개하고 이틀 뒤인 14일 하루에만 대만 달러는 0.2% 밀렸다. 이는 8월 말 이후 최대 하락이다. 이어 18일에도 대만 달러는 0.2% 추가 하락했다.
주요인으로 최저 가격 999달러인 아이폰X가 지목됐다. 애플은 프리미엄급 신형 아이폰의 본격적인 판매가 11월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반적으로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의 판매 시기보다 늦춰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 아이폰의 판매 규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이폰X의 출시 시기 지연에 따라 대만의 부품 제조 및 조립 업체들의 4분기 실적 역시 기대만큼 향상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체 TSMC와 부품 업체 라간정밀을 포함해 관련 업체의 실적이 과거 아이폰 신형 출시 때만큼 개선되는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대만 달러 이외에 한국 원화와 중국 위안화, 인도 루피화 등 아시아 주요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애플의 부품 수요가 대만 수출 경제의 핵심 동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특히 대만 달러의 하락이 아이폰X 출시 시기와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2016년 매출액을 기준으로 아시아 수출국 가운데 대만의 애플 의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초 이후 대만 달러가 미국 달러에 대해 8%에 이르는 강세를 기록한 것도 애플 관련 매출 호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스코샤뱅크의 가오 치 외환 전략가는 WSJ와 인터뷰에서 “대만 총 수출액의 13% 가량이 아이폰 부품 업체들이 창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애플과 대만 달러가 강한 상관관계를 형성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밖에 대만 증시가 27년래 최고치로 뒤면서 대만 달러를 끌어올린 만큼 주가 조정 역시 통화 하락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