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애플이 최근 발매한 아이폰8에 대해서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아이폰7과 비교했을 때 기대만큼 업그레이드된 제품은 아니라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다만 애플의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 야심작인 아이폰X에 지나치게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제품이라는 호의적인 평가도 다수 있었다.
정보기술(IT) 분야 칼럼니스트 제프리 파울러는 1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아이폰8을 사용해 본 결과 아이폰 2014년 버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
파울러는 "아이폰8이 아이폰7에 비해 개선된 부분은 초상화 모드를 지원하는 카메라와 증강현실 정도"라며 "새 카메라와 프로세서를 달고 있고 아이폰X만큼 비싸지 않지만 업그레이드된 제품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신식 아이폰을 갖고 싶다면 아이폰8을 사지 말고 아이폰X가 출시될 때까지 기다려라"고 조언하면서 "원플러스5와 같은 안드로이드 제품은 아이폰 이전 제품에 비해 기능은 전혀 뒤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480달러로 훨씬 싸다"고 말했다.
'원플러스5'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원플러스에서 만든 최신 핸드폰으로, 공식 발표 전부터 아이폰7 플러스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논란을 빚었다.
미국 IT전문매체 더버지의 닐레이 파텔 기자는 "아이폰8은 애플의 디자인이 4년 동안이나 정체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겠지만, (아이폰8은) 무선 충전이 여전히 느리고 초상화 모드의 카메라도 특별히 인상적이지는 않았다"며 "삼성과 LG의 안드로이드폰 신작과 제대로 경쟁할 만한 제품은 아이폰X"이라고 소개했다.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는 "아이폰8은 아이폰7S라고 이름을 바꿔야 한다"며 "증강현실 기능을 이용하려 한다면 굳이 새 아이폰을 사지 않아도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폰8 사용 소감은 약간 지루했다는 것"이라며 "반면 아이폰8 플러스는 초상화 모드로 바뀌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다만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갤럭시 S8이나 갤럭시 노트8을 시도해야 한다"며 "아이폰 사용자들은 아이폰X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아이폰X 그늘에 가려졌다"
반면 아이폰8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있었다. USA투데이의 에드 베이그 기자는 아이폰8에 대해 "아이폰X의 그림자에 억지로 가려진 훌륭한 스마트폰"이라고 비교적 호평했다.
그는 아이폰8의 디자인은 아름답지만 무선 충전 기능이 완벽하지는 않다면서 "아이폰8은 아이폰X와 그보다 좀더 저렴한 다른 아이폰 제품들의 중간 단계에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의 IT 전문기자 파하드 만주는 "아이폰8과 아이폰8 플러스가 1000달러짜리 아이폰X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며 "아이폰8은 마치 '스완송(swan song)'과도 같다"고 말했다.
스완송(백조의 노래)은 가수나 음악가 등의 유작이나 최후의 걸작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한다. 백조가 평생 단 한번 죽기 직전에 우는데, 그 노래가 정말 아름답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된 용어다.
초대 아이폰이 영원히 사라지기 전에 이를 개량한 아이폰8을 만들어서 스완송처럼 재현한 것 같다는 뜻에서 한 말이다. 파하드 만주는 아이폰8의 카메라와 처리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의 매튜 판자리노는 "아이폰8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사용자는 카메라에 가장 주목해야 한다"면서 아이폰8과 아이폰8 플러스가 기존 디자인과 다르게 후면 전체를 유리로 마감한 것에 대해서도 극찬했다.
그러나 그 역시 "아이폰8은 아이폰X에 가려져 있다"면서 "애플이 아이폰X을 선보이지 않았다면 아이폰 사용자 중 약 절반 정도가 아이폰8으로 업그레이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