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적자를 겪고 있는 시내면세점들이 최고급 명품 시계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일명 3대 명품을 포함한 글로벌 럭셔리를 유치하지 못했지만, 이들 못지 않게 객단가(1인당 평균 구매액) 높은 명품시계를 생존 카드로 내밀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두타면세점은 8층 시계존(구역)에 명품시계 IWC 매장을 열었다. 오픈 이후 약 1주일간 시계 부문 매출은 전월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IWC는 140년 이상된 역사를 가진 스위스 전통 시계 브랜드다. 30대 이상의 고객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데다 젊은층 사이에서는 예물 시계로 희망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사진 출처=IWC 공식홈페이지> |
두타면세점은 IWC 외에도 180년 전통의 스위스 시계 예거르쿨트르, 위블로, 브라이틀링, 론진, 태그호이어 등 명품 시계 브랜드를 갖추고 있다. 가격대가 낮은 시계는 물론 초고급 명품 시계까지 총 52종의 시계존도 구성했다. 두타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과 내국인이 모두 선호하는 예거르쿨트르, IWC, 쇼파드, 론진 등의 브랜드를 독립 매장으로 배치했다"며 "고급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쇼핑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도 글로벌 명품 시계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IWC와 예거르쿨트르를 연달아 선보였다.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에서 지난 3년간 매출 1,2위를 지킨 시계 브랜드가 IWC와 예거 르쿨트르였다. 최근에는 독일 명품시계 노모스를 면세점 업계 단독으로 입점, 시계 매출이 월평균 131% 고성장하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추석 황금연휴가 있는 9~10월에는 명품 시계 수요가 더욱 증가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성 시계 중에는 7500달러(850만원) 이상인 IWC '포르투기스 크로노그래프' 매출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시내 면세점이 명품 시계 유치에 뛰어든 것은 객단가를 높이기 위한 전략 중 하나에서다. 2분기 한화갤러리아와 두타면세점은 각각 150억원, 64억원 손실을 냈다. 신규 면세점의 경쟁 속에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 발길 마저 끊기자 신규 면세점인 이들의 실적도 직격탄을 받은 것이다.
독일 노모스 <사진=한화갤러리아면세점> |
치열한 신규면세점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해외 명품 브랜드를 통해 매출을 올리고 객단가를 끌어올려야 한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8월 평균 일매출이 45억원까지 뛰었는데 펜디와 까르띠에 등 해외 명품 매장 오픈이 크게 작용했다. 이번 달 루이비통에 이어 디올 매장을 추가로 열 경우 일 매출은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크다.
하지만, 두타나 한화갤러리아 같은 경우 일명 3대 명품을 포함한 럭셔리 명품에 대한 MD(상품구성)가 다양하진 않아 명품 시계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지난 음력 7월 7일(8월 27일) 중국의 전통 명절 칠석날에는 명품시계 유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중국의 발렌타이데이로 불릴 만큼 중국 연인들이 꼭 챙기는 기념일이다. 주로 고급 쥬얼리나 시계를 선물하는 영향으로 인해 두타면세점의 8월 시계 매출은 전월대비 50% 이상 매출이 뛰기도 했다. 일부 시계 브랜드는 1개에
평균 2000만원에 달하는 제품이 하루 입고량 20여개 모두 팔리는 인기를 끈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면세점의 한 관계자는 "방문객 수에서 밀려도 명품 시계 판매로 객단가를 높여서 실적 타격을 최소화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내국인 및 관광객을 위한 마케팅도 실적에 작용하지만 MD 경쟁력을 강화해서 구색을 갖추는 노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