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미리 기자] 중견 제약사 현대약품이 경쟁사인 환인제약에 지분을 투자, 짭짤한 평가차익을 올리고 있다. 환인제약은 정부 정책 변화의 수혜주로 꼽히면서 올 들어서만 주가가 30% 이상 상승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8월 말 기준 현대약품의 환인제약 보유주식 48만8000주의 장부가액은 107억원으로 나타났다.
총 취득가액은 82억원으로, 현대약품의 환인제약 주식 투자 수익률(평가차익)은 30.6%(25억원)에 달했다. 현대약품의 연결 기준 1~3분기(2016.12~2017.08) 영업이익(21억원), 당기순이익(1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투자 목적으로 환인제약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제약업계에서 경쟁사 지분을 보유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현대약품은 2009년 말부터 환인제약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당시 현대약품은 환인제약 보통주 24만4000주(2010년 1:2 액면분할로 48만8000주가 됨)를 총 35억원(주당 약 1만4000원)에 매입했다.
현대약품은 이 주식으로 2012년부터 3년 연속 수십억원대 평가차익을 맛봤다. 2015년에는 환인제약 주식 일부를 매각, 100억원 가량을 현금화하기도 했다. 같은 해 현대약품은 환인제약 주식을 도로 매입했고 총 취득원가는 35억원에서 82억원으로 뛰었다.
현대약품의 추가 주식 매입 후 햐향곡선을 그리던 환인제약 주가는 올해 수익성 개선 및 정부 정책 변화의 수혜주로 꼽히며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환인제약 종가는 2만1200원으로, 올 초(1만6000원)보다 33% 상승했다.
환인제약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이 23.8%로 전년 동기보다 7.5% 올랐다. 이는 좋지 못한 원가율로 수익성의 발목을 잡아왔던 다국적 제약사 엘러간의 보톡스, 필러 판매가 지난해 사실상 종료된 영향이 컸다.
또 호실적에는 원가율이 좋은 편인 정신신경용제의 선전도 한몫했다. 올 상반기 이 사업의 매출은 5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4% 증가했다. 환인제약은 정신분열증 치료제 '리페리돈', '쿠에타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환인제약은 올 하반기 정신신경용제를 필두로 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5월말부터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다.
이는 정신질환자 개념을 '정신병·인격장애·알코올 및 약물중독 기타 비정신병적 정신장애를 가진자'에서 '독립적 일상생활을 하는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변경했다. 김성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낮아진 정신과 문턱만큼 환인제약의 영업환경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약품은 올 1~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78억원, 21억원이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2.1%로 여타 경쟁사의 영업이익률(8~9%)을 밑돈다. 매출은 설포라제 등 의약품이 865억원으로 88%, 미에로화이바 등 식품이 114억원으로 12%를 차지하는 구조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