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규희 기자] 검찰은 넥슨으로부터 ‘공짜 주식’을 받은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진경준 전 검사장(50·사법연수원 21기)에게 시세차익 120억 원을 추징하겠다는 상고이유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넥슨 공짜 주식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은 진경준 전 검사장. |
서울고검은 8월 28일 김정주 NXC 대표(49)가 진 전 검사장에게 준 4억2500만원과 이 돈을 이용해 남긴 시세차익 120억 원까지 전액 추징해야 한다는 내용을 보강한 상고이유보충서를 제출했다. 만약 진 전 검사장이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이는 법원이 진 전 검사장의 시세차익 120억원은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김정주 NXC 회장 |
지난 7월 21일 진 전 검사장 사건 항소심 재판부(서울고법 형사4부)는 1심과 달리 일부 뇌물 혐의를 인정해 징역 7년에 벌금 6억원과 함께 추징금 5억여원만 선고했다.
2005년 넥슨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김 대표로부터 보전받은 4억2500만원과 제네시스 차량 명의 이전 보증금, 가족 여행경비 등만 ‘보험성 뇌물’ 인정됐다.
검찰에 따르면 진 전 검사장은 김 대표에게서 받은 4억2500만원으로 넥슨 상장 주식을 매입했고, 이 주식은 이후 넥슨 재팬의 비상장 주식을 사는 종잣돈이 됐다. 2011년 넥슨 재팬이 일본 증시에 상장했고 진 전 검사장은 주식을 처분해 120억원대 차익을 남겼다.
검찰은 진경준 전 검사장의 시세차익은 2013년 대폭 강화된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에 근거해 모두 추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불법수익(뇌물)이 변형되거나 증식되어 형성된 재산’을 불법재산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시세차익 120억원이 뇌물로 인정되고 추징 선고가 내려지더라도 진 전 검사장이 이를 납부하지 않는다면 ‘노역장 유치’와 같은 조치를 할 수 없다. 추징금은 노역으로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3년 시효가 지나면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현행법은 몰수 또는 추징의 시효를 3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횡령을 저지른 경우에도 몰수와 추징 선고가 내려진다. 현행법은 몰수로 범죄에 사용됐거나 범죄로 발생한 금품과 물건을 국고로 귀속시키고 있다. 이미 사용해 없애버린 경우 상응하는 금액을 추징한다.
다만 범죄행위로 이익을 본 제3자 재산에 대한 규정이 없어 이를 추징하지 못한다. 추징금 미납시 벌금 및 과료 미납의 경우처럼 노역장 유치처분을 내릴 수 없어 범죄수익 환수에 엄격한 법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