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newspim

4조원 투자 SK하이닉스, 도시바 '비밀정보' 못본다

기사등록 : 2017-09-28 16:52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28일 본계약 체결...10년간 지분율 15% 미만으로 제한

[ 뉴스핌=황세준 기자 ] 도시바가 메모리사업 매각 계약서에 마침내 도장을 찍었다.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한미일연합이 새 주인이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도시바의 비밀정보에 접근할 수 없다.

28일 도시바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일연합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한미일연합 인수금액은 2조엔이다. SK하이닉스 분담액은 3950억엔(한화 약 4조원)이다.

한미일연합에는 SK하이닉스와 손잡은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을 비롯해 도시바, 호야, 애플, 델, 시게이트, 킹스톤테크놀로지 등이 참여하고 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베인캐피탈, 도시바, 호야의 의결권 지분율은 각각 49.9%, 40.2%, 9.9%다. 애플·킹스톤·시게이트·델 등은 사채형 우선주 형태로 투자한다.

SK하이닉스는 1290억엔(약 1조3000억원)을 전환사채 형식으로 투자해 향후 적법할 절차를 거쳐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의결권 지분율을 15%까지 확보한다. 또 2660억엔(약 2조7000억원)은 베인캐피탈이 조성할 펀드에 LP(limited partner, 펀드출자자) 형태로 출자한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메모리사업의 기밀정보(proprietary information)에 접근할 수 없으며 10년간 지분율을 15% 이상 확보할 수 없다. 도시바는 주총 승인, 각국의 반독점 심사 등을 거쳐 2018년 3월 말까지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주요 정보에 접근할 수 없고 지분율도 제한되지만 SK하이닉스 내부적으로는 6개월여를 끌어온 매각작업이 일단락 된 것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도시바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다. 지분율을 15%로 제한하면서 경쟁당국의 심사를 무사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굴기가 위협적인 상황에서 도시바와 연대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1강(삼성전자) 4중(웨스턴디지털, 도시바, 마이크론, SK하이닉스) 구도다.

시장조시기관 트렌드포스에 집계기준, 올 2분기말 현재 삼성전자 35.6%,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 각 17.5%, 마이크론 12.9%, SK하이닉스 9.9%, 인텔 6.6% 등이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 도시바연합 등 2강과 1약(마이크론)으로 변한다.

도시바는 상당기간 투자가 보류돼 향후 3D 낸드플래시 투자가 필요한 상황. SK하이닉스는 최근 자체개발한 72단 낸드플래시 기술을 갖고 있다.

당초 한미일 연합은 당초 6월 도시바 메모리사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었다. 그러나 웨스턴디지털이 제동을 걸었고 도시바는 8월 웨스턴디지털과의 협상에도 나섰다.

<사진=블룸버그>

이에 한미일연합은 애플을 끌어들여 도시바에 새로운 규모의 자금 제안을 했다. 웨스턴디지털과 의결권 등 경영 관여 문제에 대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도시바는 결국 한미일연합에 다시 손을 내밀었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 이사회 하루 전인 19일 의결권을 보유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뒤늦게 전달했으나 막판 뒤집기에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이번 인수에 참여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단기적으로 투자자산에 대한 금융수익 정도이며 도시바의 생산능력을 활용하거나 기술 협약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단기에 바라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대만 폭스콘이나 웨스턴 디지털이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하는 것을 막았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남대종 KB증권 반도체전문 연구원은 "중국의 칭화유니그룹은 이미 32단 3D 낸드플래시 고객 인증 작업 중이고 난징에 월 10만장 규모의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전 참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