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 직장인 박정은(30, 가명) 씨는 지난해 여름 키우던 고양이가 밥을 먹지 않고 구토 증세를 보여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병원에서는 종합검사가 필요하다며 하루 입원할 것을 권했다. 박씨는 고양이를 입원시켰고, 검사 결과 가벼운 변비와 탈수 증세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큰 병이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박씨는 100만원 넘는 병원비에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웠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박씨와 비슷한 경험을 1년에 한두 번 한다. 특히 반려동물이 나이가 들수록 병원을 자주 방문하게 돼 경제적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들에게 필요한 보험이 바로 '펫보험'이다.
펫보험은 반려동물이 상해를 입거나 질병에 걸렸을 때 보상하는 보험이다. 국내에서는 롯데손해보험과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3사가 판매하고 있다. 현재 출시된 펫보험은 강아지와 고양이만을 대상으로 한다. 통상 6~7세 이전에만 가입이 가능하며 보험 기간은 1년이다. 가입 후 보험을 유지하고 싶으면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 한다. 펫보험은 보험사마다 상품 구조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보상 한도와 보장 항목에 차이가 있으므로 가입 전 꼼꼼히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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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 고양이 수술·입원도 보상...수술 1회당 최고 150만원
롯데손해보험의 '롯데마이펫보험'은 반려동물의 수술·입원 시 의료비를 보장하는 '수술입원형 상품'과 통원 진료까지 추가적으로 보장하는 '종합형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수술입원형 상품을 가입하면 수술 1회당 최고 150만원까지, 입원 1일당 최고 10만원까지 보장한다. 만약 종합형 상품을 가입한다면 수술과 입원 보장에 통원 1일당 최고 10만원까지 추가로 보장한다.
가입 대상은 강아지와 고양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하는 보험 중 고양이에 대한 보험을 제공하는 곳은 롯데손보가 유일하다. 강아지와 고양이 모두 만 7세 이하일 때만 가입이 가능하다. 가입기간은 1년으로, 갱신이 가능해 11세까지 보장을 받을 수 있다.
강아지의 경우 소형·중형·대형견, 견종, 나이에 따라 보험료가 다르다. 소형견에 속하는 만 1세 몰티즈를 '종합형' (수술치료비 150만원·입원치료비 10만원·통원치료비 10만원 보상한도, 자기부담금 30%) 상품에 가입할 경우 1년에 드는 보험료는 28만원 수준이다. 고양이는 종에 따른 보험금 차이가 없으며, 앞선 강아지 보험료 예시와 조건이 모두 같을 경우 1년 보험료는 22만원 선이다.
삼성화재의 '파밀리아스 애견의료보험2'도 반려견의 상해와 질병 치료비를 보상한다. 더불어 ‘배상책임손해’도 보상한다. 반려견이 다른 사람이나 동물을 물어 손해배상을 해줘야 할 경우 이를 대신 보상하는 것.
상해·질병 치료비 손해는 자기부담금 1만원을 제외하고 치료비의 70%를 보상한다. 예를 들어, 몰티즈가 대장염과 위장염으로 입원 5일, 통원 1일로 107만4700원의 치료비가 청구될 경우 항체검사 등 일부 치료비를 제외하고 보험금은 71만원가량 지급된다. 배상책임손해의 경우 보험 가입자가 내야하는 자기부담금 10만원을 빼고 보험금을 지급한다. 총 보상한도는 500만원이다. 보험료는 1세 순종견 기준 연 49만원 수준이다. 잡종견은 1세 기준 36만원 선이다. 보험료는 견종이나 가입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신규 가입시 만 6세까지만 가입이 가능하다.
현대해상의 '하이펫 애견보험'은 지난 10월 6일 재출시됐다. 현대해상은 지난 2007년 펫보험을 출시했다가 2011년 판매를 중단했다. 손해율(수입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판매를 중지했던 것. 이 때문에 현대해상은 이번에 상품을 재출시하면서 VIP고객 대상으로만 마케팅을 하고 있다. 보험 가입도 사단법인 애견협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보험가입기간 1년간 상해 사고나 질병 1회당 100만원 한도로 자기부담금 1만원을 제외하고 70%까지 보상한다. 총 보상한도는 500만원이다. 가입 가능 나이는 90일~만 7세까지다. 현대해상 펫보험은 특약을 통해 피부질환에 대해서도 보상을 하고 있다. 보험료는 1년에 48만원 수준이다.
◆펫보험, 반려동물 성형·미용·치과치료·목욕 비용은 보상 안 돼
반려동물에게 발생할 수 있는 혹시 모를 사고나 질병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 펫보험이지만 가입 전 보험금 지급 조건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세 보험사의 펫보험 모두 반려동물의 선천적·유전적 질병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는다.
또 예방접종 비용이나 정기검진, 임신과 관련된 비용에 대해서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성형·미용·치과치료·목욕 등의 비용도 보상이 안 된다. 슬개골탈구나 십자인대파열 등 일부 질병의 치료비, 일부 감염병에 대해서도 보상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또 6~7세 이전까지만 가입이 가능하며 지속적으로 보험 보장을 받으려면 매년 보험을 갱신해야 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보험료는 반려동물이 나이가 들수록 비싸진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펫보험은 아직 면역력이 약한 어린 반려동물이 가입하면 유리한 상품"이라며 "다만, 가입 전 약관상 보상하지 않는 손해와 보험금 지급한도를 반드시 확인한 후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