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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기업-2] ‘한강의 기적’ 이끈 한국의 100년 기업들

기사등록 : 2017-10-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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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두산그룹, 1896년 박승직 상점으로 시작
신한‧우리은행, 100년간 한국 금융업 성장 견인
삼성‧LG 등 주요 그룹도 50~70년 전력질주

[뉴스핌=정광연 기자] 100년 '장수기업'은 국내에서도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끌며 국가 경제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국내 최장수 기업인 두산이다. 

1896년 박승직 상점으로 시작한 두산그룹으로 121년째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박승직 상점은 1945년 태평양전쟁의 여파로 문을 닫았지만 다음해 박승직의 장남 박두병이 두산상회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다시 세우고 초대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한국기네스협회가 인증한 국내 최고(最古) 기업이기도 하다.

두산그룹은 국내 대표적인 보수기업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박승직 창업주의 ‘인화제일주의’ 경영철학과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자’는 안전우선주의 경영 스타일이 두산의 이미지로 굳어진 탓이다.

하지만 두산은 알고 보면 시대 변화에 따라 발 빠른 변신을 시도한 ‘혁신형 기업’이다. 이미지 탈바꿈은 물론 변화의 중심에서 고강도 구조조정과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을 만들어내며 대그룹의 위용을 갖춰간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가족경영의 흠집이 나기는 했지만 무리 없이 5대를 이어온 오너 경영도 장수의 저력으로 꼽히는 부분이다.

<그래픽=뉴스핌>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두산 역시 큰 곤욕을 치렀지만 2002년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계열사를 재편하고, 재계 최초로 연봉제를 도입하는 획기적인 모습도 보였다.

위기의 순간에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을 인수하면서 변화에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했다 글로벌 최고기업을 향한 노력을 현재진행형으로 기울이고 있다.

1897년 한성은행에서 시작한 신한은행과 1899년 설립된 대한천일은행이 전신인 우리은행은 한국 금융업을 지탱한 거목(巨木)들이다.

한성은행은 1943년 동일은행과 합병, 조흥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했고 2006년 신한은행에 흡수되며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2006년 홍콩과 인도 뉴델리, 2007년 중국 베이징, 2009년 일본 도쿄 지점을 개설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힘을 기울였다. 신한은행을 핵심으로 신한금융지주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는 395조7000억원으로 국내 1위다.

대한천일은행은 1911년 조선상업은행, 1950년 한국상업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한 후 1981년 국내 최초의 민영은행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1998년 한일은행과 합병해 한빛은행이 됐으며, 2001년 4월 예금보험공사가 설립한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돼 2002년 우리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우리은행은 2001년 국내 최초로 인터넷뱅킹 보안인증을 획득하는 등 변화를 선도한 대표적인 은행으로 꼽힌다. 현재 우리은행은 민영화와 지주사 전환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그래픽=뉴스핌>

이 밖에도 동화약훔(동화약방, 1897년), 몽고식품(산전장유공장, 1905년)과 광장(광장주식회사, 1911년), 보진재(보진재석판인쇄소, 1912년), 성창기업지주(성창상점, 1916년), KR모터스(대전피혁공업, 1917년) 등이 100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온 주요 그룹들도 100년을 향해 꾸준히 걸어가고 있다. 1938년 삼성상회에서 시작한 삼성그룹을 비롯해 1939년 설립된 선경직물을 전신으로 하는 SK그룹과 1947년 락희화학공업으로 시작한 LG그룹, 1952년 문을 연 한국화약이 모태인 한화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우리나라는 산업화 역사가 짧아 100년 기업의 수가 많지 않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더 많은 100년 기업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경영 승계에 걸림돌이 되는 증여세 및 상속세에 대한 재논의와 제대로 된 리더십을 가르칠 수 있는 전문 프로그램 개설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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