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마트부터 호울푸즈마켓까지 미국 소매업계를 평정한 아마존이 경영대학원(MBA)도 점령할 기세다.
미국 MBA 졸업자들이 월가의 투자은행(IB)보다 아마존 취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 듀크와 버클리, 카네기 멜론 등 미국 상위권 대학의 경영대학원에서 아마존은 최대 신입 사원 채용 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아마존 <사진=AP/뉴시스> |
뿐만 아니라 미시간 대학과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다트머스 그리고 듀크 대학에서는 최대 규모의 인턴십 제공 업체로 랭크됐다.
시카고대학의 부스 경영대학원에서는 아마존의 인턴 채용 규모가 컨설팅 업체 베인 컴퍼니와 맥킨지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베인 컴퍼니와 맥킨지는 인턴 채용 ‘톱’ 자리를 지켰으나 올해 아마존에 밀렸다.
최근 1년 사이 아마존이 채용한 MBA 졸업생은 대략 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내년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의 신규 채용 계획인 5만명에 비하면 지극히 제한적인 규모지만 미국 경영대학원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아마존의 채용 전략도 업계와 경영대학원의 관심을 끌고 있다. 8~10명의 동창으로 이뤄진 팀이 대규모 채용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커피 미팅을 열고 학생들과 1 대 1 접촉을 시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채용 담당자가 상시적으로 캠퍼스를 방문해 인재 발굴에 열을 올린다는 것이 대학 관계자들의 얘기다.
버클리 대학의 애비 스콧 학장 비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아마존의 채용 방식은 취업 박람회에 한 두 명의 담당자를 보내는 IB나 대부분의 대기업들과 차별화됐다”고 전했다.
펜실베니아 대학의 와튼 스쿨 관계자는 컨설팅 업체와 대형 은행들이 아마존의 채용 담당자가 캠퍼스를 방문하는 일정을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같은 날 경쟁을 피하려는 움직임이다.
경영대학원 학생들 사이에 아마존의 인기는 날로 고조되고 있다. 몰려드는 취업 희망자들을 감당할 수 없어 아마존은 와튼스쿨 채용 박람회를 캠퍼스가 아닌 인근 리츠 칼튼 호텔에서 열었고, 이 자리에 35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아마존의 업무 강도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미 월가의 IB나 컨설팅 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학생들은 유통 공룡의 업무량이 이들 업체만큼 크지는 않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이 밖에 음식료부터 첨단 IT까지 아마존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업무가 광범위하다는 점도 MBA의 관심을 끄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