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국회가 여야 할것 없이 '원전 수출'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사진=한수원> |
16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이날 오전 세계원전사업자(WANO) 총회에서 환영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국정감사에 참석하느라 환영사를 하지 못했다.
2년마다 개최되는 WANO 총회는 세계 34개국 122개 원전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행사로서 '원전올림픽'으로 불리고 있다. 이번 경주 총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치한 행사로서 원전 수출의 기반을 넓힐 좋은 기회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총회 회장이자 초청자인 이관섭 사장은 정작 총회 행사에 제대로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이날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원안위 피감기관 기관장으로 출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수원 측은 국감일정이 잡히자마자 국제행사이자 초청자로서 WANO 총회의 의미를 강조하며 국회 과방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과방위는 대신 오전시간 국감만 참석하도록 했지만, 국감 참석 후 경주까지 가려면 주요 행사는 다 놓치고 저녁 리셉션에만 참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피감기관으로 국정감사에 참석하는 것은 한수원 부사장이 대리참석해도 무방한 상황이지만 결국 허용되지 않았다.
한수원 측은 "국회 과방위에 사전에 미리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양해를 구했지만 국회 측에서 허락하지 않아 결국 참석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전했다. 한수원은 부득이 지난해 퇴임한 조석 전 한수원 사장에게 총회 환영사를 부탁해야만 했다.
국회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야 할것 없이 원전 수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지난 12일 산업부 국감과 이날 원안위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원전 수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원전 수출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원전올림픽' 앞에서는 한수원 사장의 발목을 잡는데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원전 수출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국회가 끝내 발목을 잡은 것에 대해 업계는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원전업계 핵심 관계자는 "이번 (WANO) 총회는 한국원전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수출기반을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초청자인 한수원 사장이 환영사도 못하고 주요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국제행사로서 매우 큰 결례이자 코미디와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