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포럼에서 미국과 유럽 금융업계 수장들의 경기 판단이 극명하게 엇갈려 주목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미국 금융업계 리더들이 글로벌 경제에 대해 10년래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내린 반면 유럽 금융업계는 또 한 차례 위기를 경고한 것.
제이미 다이먼 <사진=블룸버그> |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7년 IIF 포럼에서 미국 은행가들의 낙관론과 유럽 은행가의 비관론이 커다란 대조를 이뤘다.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글로벌 경제가 12년만에 처음으로 동반 성장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JP모간의 투자은행 부문 대표 다니엘 핀토는 이 같은 상황이 일정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 낙관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아울러 JP모간 자산운용 부문의 메리 어도스 대표는 한 토론회의 패널로 참석한 자리에서 미국 소비 경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미국 정책자들 역시 낙관론을 펼쳤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세제 및 규제 개혁이 미국 경제 성장률을 4% 선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글로벌 경제의 잠재력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이와 달리 유럽에서는 잿빛 전망과 우울한 경기 진단이 쏟아졌다. 액셀 베버 UBS 회장은 “전세계경제에 먹구름이 점차 짙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경기 회복이 이어지는 동안 이를 즐기라”며 “회복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UBS <사진=블룸버그> |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의 애나 보틴 최고경영자 역시 유럽 경제의 리스크를 경고했다. 올해 일부 이탈리아 은행의 구제금융과 안티 EU 및 포퓰리즘의 확산이 유럽 대륙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유럽 경제가 하락 사이클을 맞게 될 것”이라며 “통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바클레이즈의 제스 스테일리 최고경영자 역시 “겉보기에는 모든 것이 안전하고 안정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경계하는 것이 좋다”며 “영국의 소비자 신용 버블과 유럽 전역의 중앙은행 대차대조표 확대가 특히 커다란 잠재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럽의 뚜렷한 시각 차이는 경제적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유럽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주변국 부실은행에서 초래된 리스크에 홍역을 치르는 반면 미국 경제는 견조한 성장을 이루며 연방준비제도(Fed)에 통화정책 정상화의 발판을 제시했다.
또 미국 주요 은행들은 지난주 본격화된 3분기 어닝 시즌에 월가 애널리스트의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내놓고 있다.
제임스 고먼 모간 스탠리 최고경영자는 “뉴욕증시의 최고치 랠리는 미스터리가 아니다”라며 “이는 기업 이익 성장과 탄탄한 경제 펀더멘털이 이뤄낸 결과”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