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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선엽 기자]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시기마다 특정 국가의 화폐 가치와 연동(또는 역연동)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위안화 가치와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년간 반대로 움직였다. 위안화는 약세인 반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속적으로 올랐다.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이 달러 대신 비트코인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들어 위안화와 비트코인 가격의 역상관관계가 깨졌다. 위안화의 강세 전환, 중국정부의 규제 강화 등 때문이다. 대신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일본 엔화와 비트코인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의 메카가 중국에서 일본으로 이동한다고 분석한다.
2015년부터 2017년 초까지 비트코인 가격(그림 위)과 달러/위안 환율이다. 2014년 이후 잠잠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2015년 중순 위안화 가격의 하락세(달러/위안 상승)와 맞물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시작했다. 하지만 2017년 초부터 둘의 상관관계가 깨진 것으로 보인다. |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17일 비트코인 한 개 가격은 5650달러, 우리 돈으로 약 640만원이다.
지난달 초 중국이 ICO(Initial Coin Offering; 신규 코인 사장)를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기도 했으나 이달 들어 다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지난 13일 “비트코인 사면 바보”라고 지적하는 등 월가 구루(Guru)들이 앞 다퉈 비트코인을 사기라며 몰아세웠다. 하지만 한중일 삼국을 중심으로 비트코인을 향한 구애는 식지않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12월 기준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98%를 차지할 정도로 비트코인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는 2년 전부터 중국에서 외화유출이 급격히 발생하자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자본통제에 나선 것과 관련있다.
달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중국인들이 대거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위안화가 약해질 때마다 비트코인에 대한 투기적 수요는 강화됐다.
동시에 저렴한 전기료를 무기로 비트코인 채굴시장에 중국 개인과 사설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비트코인 가격 흐름을 주도했다. 이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트코인 가격은 위안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였다(위안화 약세-비트코인 강세).
하지만 올해 들어 위안화와 비트코인, 둘의 역의 상관관계가 깨졌다. 위안화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더 빠르게 상승했다. 중국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급감했지만 한국과 일본 등에서 비트코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 결과다.
특히 일본의 경우 비트코인에 대해 투기적 수요 뿐 아니라 결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일본 정부가 앞장서서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활성화 한 결과다. 일본 정부는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전자화폐를 정식 지급결제 수단으로 인정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비트코인으로 대금결제가 가능한 점포가 한 곳도 없지만 일본은 4500개가 있다. 올해 말까지 20만개가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본 비트코인 점포에서는 앱투앱 결제를 통해 점포주와 고객간에 비트코인 실시간 결제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현금 인출이 가능한 비트코인 ATM도 도심에 여럿 있다.
한대훈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투자대상으로만 인식되던 비트코인은 최근 일본 내에서 정부의 관련 제도 정비로 인해 새로운 결제수단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엔화와 비트코인은 동반 강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이에 일각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일본 엔화에 연동된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즉 올해를 기점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위안화가 아닌 엔화에 동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비트코인이 엔과 마찬가지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엔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 이상가는 안전자산으로 꼽히는데 글로벌 금융 리스크가 발발할 때 자금의 피난처로서 비트코인 역시 각광을 받으면서 둘의 상관관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역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글로벌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가격이 상승하며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며 "엔과 같은 안전자산이기에 두 변수간의 상관관계는 높아지고 있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