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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기락 기자] 문재인 정부가 지난 7월부터 시행한 블라인드 채용의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하반기 채용에 나선 공공기관 등이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연령과 성별 등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명시하면서도, 토익 등 외국어 성적을 좋게 받으면 우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부 공기업은 입사 지원 시 외국어 점수를 요구하면서, 확인만 하고 채용 시 점수화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취업준비생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취준생들은 점수 확인을 ‘점수화’로 받아들여 합격과 불합격을 갈라놓을 것이란 걱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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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은 입사 지원시 성별·연령·학력 제한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취업지원대상자 및 시간선택제지원자에 한해 공인 외국어성적 기준 점수 이상자를 우대하고 있다.
공인 외국어성적 기준점수는 토익 700점, 토플 79점, 텝스 555점, 신(新)HSK 5급 또는 6급 합격자, JPT 700점이다. 그런데도 공단 측은 “공인 외국어성적이 기준 점수 이상인 경우 우대하며, 점수에 따른 차등 평가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도 신입사원(정규직) 일반 공채에서 지원 자격에 학력(전공), 연령, 어학성적 제한은 없으나, 토익 기준 750점 이상자는 어학성적을 만점처리하고 있다. 서류전형 후 필기시험 난이도는 해당분야 4년제 대학 졸업자 수준 또는 기사자격시험 수준 이상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일반 공개채용에서 학력, 연령, 성별, 자격, 전공과 관련 없이 지원을 받고 있다. 다만 공인 외국어 성적을 내야만 지원이 가능하다.
수자원공사는 ▲영어 토익 기준 700점 또는 토익스피킹 130 또는 텝스 555점 이상 ▲일본어 JPT 700 또는 JLPT N1 이상 ▲중국어 (新)HSK 5급 195점 이상 또는 6급 180점 이상 중 1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2017년 하반기 일반직 신입사원(채용형 인턴) 일반 공채 공고문에 따르면 “입사지원자격으로 요구하는 토익 등 외국어능력 성적은 입사지원자격 확인 이후에는 일체 점수화하지 않는 등 채용 전형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취준생들을 헷갈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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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기술공사도 신입직(채용형 인턴) 채용 시 토플, 토익, 텝스, 오픽, 토익스피킹 기준 점수 이상 시 우대한다. 한국가스기술공사 측은 “해외사업 수행에 따른 사업지원 업무, 해외사업 제안 및 관리, 해외현장 근무 등을 위해 기초 수준 이상의 외국어 능력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필기전형 합격자는 사진과 생년월일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이는 본인확인을 위해 활용되며 면접전형 시 블라인드 처리된다는 게 한국가스기술공사 측의 주장이다.
공기업 취업준비생 최모씨는 “블라인드 채용 도입 뒤, 필기시험이 보다 어려워졌다는 취준생들의 얘기가 많다”며 “정부가 직무성적으로 평가하겠다고 했는데, 서류전형에서 왜 외국어 성적을 요구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지역 인재 채용을 위해 서류전형에서 최종학교 소재지를 기재하게 돼 있는데, 지방 출신자가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지방의 공기업으로 지원할 경우,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라인을 330여개 모든 공공기관을 시작으로 지방 공기업으로 확대했다. 공공부문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의무화한 뒤, 민간으로 확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