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한국은행이 이르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경기 회복세에 대해 자신감을 표명했고 금통위에서는 1년 반 만에 소수의견이 제시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9일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수개월 전에 말했듯이 금융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돼 가고 있다"고 힘 줘 말했다.
지난 6월 금리 정상화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여러 차례 매파적 발언을 이어왔던 이 총재가 이날 다시 금리 정상화를 가능성을 피력한 것이다.
우리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는데다 부동산 가격 안정을 강력히 추진하는 정부 정책에도 동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은 금통위는 "우리경제가 수출 증가와 그에 따른 설비투자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고 소비도 완만한게 확대되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특히 최근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한·중간 갈등과 관련해서도 "단정적으로 언급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부정적 영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조심스레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이는 7월 전망치 2.8%보다 0.2%p 높은 수준이다. 정부 전망치와 동일하다.
또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제시했다. 올해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금통위는 '잠재성장률 수준'이라며 금리 정상화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19일 열린 10월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사진은 지난 8월 열린 한은 금통위. <사진=이형석 기자> |
아울러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제시된 것도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이날 열린 금통위에서 이일형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p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 내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반 만이다. 특히 금리인상을 주장한 소수의견은 2011년 9월이 마지막이다.
이일형 금통위원이 한은 추천 몫 위원이라는 점에서 이 총재 등 한은 집행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내년 초에는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은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11년 6월이다. 이후로는 줄곧 인하를 단행했다.
이날 소수의견 발표 이후 국고채 금리는 전 만기에 걸쳐서 2~7bp 상승했다. 특히 3년물은 전일 대비 7bp 이상 오르며 2%를 상향 돌파했다. 이미 한 번의 금리인상을 반영한 수준이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소수의견은 매우 이른감이 있다"면서도 "성장에 대한 긍정론과 금융안정이 목표였던 것으로 보이며 소득주도성장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한 채권 트레이더는 "소수의견이 예상보다 일찍 나왔다"며 "향후 지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북한 리스크와 중국 사드 문제가 현재 수준에서 안정된다면 11월에 인상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시그널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금리 정상화를 기정사실화 함에 따라, 이제 금융시장의 관심은 인상의 속도로 옮겨붙고 있다. 한은 금통위가 천천히 '스텝'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와 주변국 상황, 부동산 시장 동향과 가계부채의 증가속도 등을 고려해 결정할 전망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차기 총재 못지 않게 부동산 가격의 움직임이 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