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스페인 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간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될 전망이다. 중차대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지만 여전히 양측은 한발짝 양보없이 이미 선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스페인 정부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19일 현지시각 오전 10시까지 카탈루냐 자치정부 지도자 카를레스 푸지데몬이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포기하지 않으면 자치권을 몰수하겠다고 선언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 등 주요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는 1970년대 후반 스페인이 민주정치로 복귀한 이후 취한 전례없는 조치로, 라호이 측은 1978년에 제정된 헌법 제155조에 따른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라호이 총리도 푸지데몬 수반도 각자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며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아 스페인에서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시한이 오늘로 도래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푸지데몬 수반은 이날 자신이 속한 카탈루냐 민주당 당원들에게 그는 물러서지 않을 뿐더러 스페인 정부가 자치권을 몰수한다면 더욱 본격적으로 분리독립을 공식화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그런 분리독립의 공식화가 언제 어떻게 그리고 지방의회의 승인을 얻을 수 있을지는 아직 오리무중인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
1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행 중인 카탈루냐 독립 지지 시위<사진=AP/뉴시스> |
동시에 라호이 총리가 추진하는 자치권 몰수도 그 전제조건이 명백하게 충족되야 하는 상황이다.
자치정부가 헌법이 규정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국가 전체의 이익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를 할 경우로 중앙정부가 의무 이행을 강제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동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헌법 제 155조이다.
하지만 그 적용 전례가 없고 이 조항을 발동하려면 중앙정부가 자치정부에 먼저 경고 조치를 하고 자치정부가 여전히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상원에 헌법 155조 적용을 요청해야 한다.
이에 대해 카탈루냐 자치정부 관계자는 헌법의 해석에 대해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간의 긴장이 며칠간 더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